반성은 커녕 적반하장…소송 답변서 사법기관 탓해
재판장엔 반성하는 척…유족에는 시치미
↑ 사진=연합뉴스 |
중학생인 딸과 그 친구를 성폭행해 죽음으로 내몬 의붓아버지가 오히려 사법기관을 탓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 SBS 보도에 따르면 의붓아버지 A씨는 친구 유족 측에 보낸 손해배상 민사소송 답변서에서 '죽어서도 속죄하겠다'면서도 '자신을 일찍 구속해야 했다'며 사법기관을 탓했습니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교도소에서 민사소송 답변서를 작성했습니다. A씨는 답변서를 통해 '경찰과 사법기관이 비판과 비난을 먼저 받았어야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됐다'면서 '자신이 아이들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파렴치한 놈이 돼버렸다'며 적반하장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유족에게 '남은 자식을 바라보며 살아라', '너무 조바심 내면 힘들어지니 흘러가는 대로, 바쁘게 살아야 딸 생각이 안 날 거다'라며 황당한 조언까지 덧붙였습니다.
↑ "잊지 않을게" 청주 여중생 사건 1주기 추모행사. /사진=연합뉴스 |
또 A씨는 유족들에게 "자신이 출소할 날까지 건강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유족을 향한 경고성 협박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최근 등기우편으로 A씨의 답변서를 받아본 유족은 "자기의 잘못으로 인해 이 모든 사달이 난 건데, 재판장님한테는 반성 후 사죄를 올리지만 피해자 가족한테 진짜 일말의 진심 어린 사죄 한 마디도 안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김태경 서원대 교수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듣기에 따라선 '기다리고 있어. 내가 찾아갈게' 일수도 있다. 진짜로 자식을 잃으면 그 비통함이 어떤지에 대한 한 자락의 공감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애들이 죽은 거야. 애들을 죽게 만든 건 날 좀 더 빨리 자백하게 만들지 못했던 무능한 경찰과 검찰의 문제거든' 이런 주장을 하는 거다. 지금 되게 섬뜩하다"고 평가했습니다.
↑ 청주 여중생 유족. / 사진=연합뉴스 |
A씨는 수년간 의붓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왔습니다. 또 지난해 1월17일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의붓딸의 친구에게 술을 먹이고, 잠든 틈을 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