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사과문에도 회의적 반응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며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포스코 직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입니다.
아울러 사측이 성비위 문제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대응을 한 것에도 분노하고 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
포스코는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어제(23일) 김학동 대표이사(부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며 "아직도 회사 내 성윤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최근 회사 내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성 윤리 위반 사건에 대해 피해 직원 및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해 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무거운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포항제철소 여성 직원 A 씨는 동일 부서에서 근무하는 남성 B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7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달 29일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선임 B 씨가 술을 먹고 집으로 찾아와 뇌진탕이 걸릴 정도로 폭행하고, 유사 강간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술자리에서 자신을 성추행한 혐의로 직원 2명, 성희롱한 혐의로 직원 1명을 고소했습니다.
부서 특성상 약 50명의 부서 직원 중 유일한 여성인 A 씨는 남성 직원들로부터 음담패설, 외모 평가,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 상습적인 성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부서 내 여자가 나 하나라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며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아버지가 포스코에 들어간 것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했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직원들은 이를 부인하거나 "가벼운 장난"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직원 4명을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포스코의 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A 씨는 작년 12월 심한 성희롱성 발언을 해온 남성 직원 1명을 회사에 신고했으나, 오히려 신분이 노출되면서 부서 내에서 집단 따돌림과 험담 등 2차 가해까지 겪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사측이 이번 성폭력 사건을 파악한 이후에도 같은 건물에 있는 A 씨와 B 씨의 사택을 약 10일이 넘도록 분리하지 않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사진=블라인드 캡처 |
이러한 사측 대응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각종 커뮤니티에는 사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포스코 직원들의 글이 다수 올라왔습니다.
이들은 "가해자들과 이번 사건을 방관한 사측 태도에 분노가 치민다", "사내 성폭행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하고 위에서는 모른 척하더니. 뉴스가 나오니까 발칵 뒤집히고 이게 회사냐, 부끄럽다", "성 관련 문제는 아직도 80년도에 머물고 있는 회사다. 성적인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포스코 다니는 게 부끄럽다" 등 비판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 사진=블라인드 캡처 |
김 대표이사의 사과문과 관련해서도 직원들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사과문 중 "회사는 2003년 윤리경영 선포 이후, 성희롱·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 등 사내 윤리경영 캠페인을 지속해서 펼쳤다. 아직도 회사 내에 성윤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내용에 대해 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내부 성 문제, 비리 문제, 윤리 문제 수사에 대한 공정성이 없고 처벌에 대한 형평성이 없는 실태"라며 "최정우 회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