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감 인사 발표가 있던 그제, 행안부와 경찰 사이엔 묘한 갈등 기류가 있었습니다
오후 1시 경찰 개혁 자문위원회가 경찰 통제 권고안을 발표하자,
긴급회의에 들어간 경찰청 수뇌부가 오후 4시 50분쯤 권고안은 법치주의 훼손이라며 반발성 입장문을 냈고,
저녁 6시 15분쯤 행안부 파견 치안정책관이 첫번째 인사안을 보내면서 공개가 됩니다.
그런데 2시간이 조금 지난 8시 38분쯤 갑자기 먼저 보낸 인사안이 잘못됐다며 치안정책관이 새로운 인사안을 보내 다시 공개가 됩니다.
6시 15분부터 8시 30분까지 인사안이 번복되는 2시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행안부와 경찰의 입장이 다릅니다.
치안정책관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진실은 무엇일까요? 김순철 기자입니다.
【 기자 】
통상 경찰 고위직 인사는 경찰청과 행안부, 대통령실이 사전 협의를 거칩니다.
경찰의 추천과 행안부 장관의 제청, 대통령 재가 형식으로 최종안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를 두고 행안부와 경찰청의 말이 서로 다릅니다.
경찰은 "행안부가 보낸 인사안을 공지했고 수정 요청이 와서 다시 배포했다"고 밝힌 반면,
행안부는 "경찰청이 대통령 결재가 나기 전에 기안 단계 인사안을 공지해 사달이 났다"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경찰청 안에서 기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고요. 대통령님은 나중에 확인해 보시면 알겠지만 10시 좀 전에 결재를 한 번 하셨고요."
다만, MBN 취재 결과 경찰청이 보낸 치안감 인사안과 행안부가 첫번째로 전달한 인사안은 서로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로선 행안부가 손을 댄 인사안이니 최종안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우선 경찰은 그제(21일) 오후 4시쯤 행안부로부터 치안감 인사 예고를 들었다며, 6시 15분쯤 치안정책관에게 인사안을 받은 뒤 7시에 내부망에 공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행안부가 왜 대통령 결재도 없이 3시간 전에 인사안을 보냈는지 설명이 없는 상황입니다.
어떤 경로로 명단을 경찰에 전달했는지 밝히는 게 사태 전말을 밝히는 열쇠지만 전달자인 행안부 파견 치안정책관은 침묵 중입니다.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오는 28일쯤 입장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