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취임 두 달 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들고, 다음 해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만들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합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부산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전주로, 한국도로공사는 김천으로 가는 등 2005년 이후 153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가면서 112개의 혁신도시가 만들어지죠.
지역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발표된 KDI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수도권 인구가 혁신도시로 유입되지만, 2018년부터는 다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추진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젊은 직원 40명이 퇴사를 해버렸거든요. 평균 연봉이 1억 1,370만 원으로 '신의 직장'이라는 산업은행에서 상반기에만 1년 치 퇴사자가 나온 겁니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역시 이전 문제로 심각한 인력 이탈 현상을 겪었죠.
왜일까요.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려면,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기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데, 그게 없었거든요.
쇠락하던 지역이 최첨단 기술도시로 변신한 프랑스 메스는 좋은 본보기입니다. 인구 12만 명의 메스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1980년대 중반 '테크노폴'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시가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짓고 정보산업과 신기술 개발에 역량이 있는 대학, 기업, 연구기관을 유치해 무상으로 임대한 뒤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죠. 지금은 4천여 명의 회사원과 4천500명의 학생이 있는 프랑스의 혁신클러스터가 됐습니다.
그냥 중앙에서 지역에 공공기관을 나눠주는 식의 이전은 단기적 효과만 낼 뿐입니다. 지방도시를 살리는 건, 중앙정부만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얘기지요.
지금 좀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미래를 내다보고 큰 결정을 할 수 있는 지역 일꾼. 우리가 그런 일꾼을 뽑았는가 하는 건 금방 알 수 있게 되겠죠. '다음에 이런 사람은 절대 뽑지 말아야겠다' 하는 것도 말이죠.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지방소멸' 위기 막으려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