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80만원에 4세 여아의 잠자리를 돌봐줄 베이비시터 모집 글에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최저임금만도 못한 일자리"라는 말이 나오는 반면 "업무내용과 급여 자체만 보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에 올라온 월급 180만원짜리 야간 아르바이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공고를 낸 A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4살 딸을 돌봐 줄 가사 겸 베이비시터를 구한다고 했다. 근무시간은 화~금요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다.
A씨는 낮에 일하는 사람, 밤에 잠이 많은 사람은 일하기 어려우며 지원이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남성은 지원이 불가능하며 55세 이상 여사님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하는 일은 집안 청소, 아이 밥 차리기, 세탁기 및 건조기 돌리기, 아이랑 놀아주다가 재우기 등 집안일에 아이 돌봄까지 포함돼있었다.
A씨는 "아이는 활동적이고 밝고 쾌활하다"며 "9시에 잠자리 준비 후 자연스럽게 11시 전에 재워 달라"고 요청했다.
A씨의 요구사항은 구체적이었다. 출·퇴근할 때 문자 메시지를 꼭 남기고 시간을 정확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하는 거니까 제발 편하게 자려는 생각으로 오시지 마라"며 "밤에도 낮처럼 일하듯 하시는 거다. 밤, 낮 시간만 바뀌었다고 생각해달라"고 설명했다. 이어 "밤에 눈 뜨고 있으라는 게 아니라 아이 온도 체크해서 선풍기 틀어줬다, 꺼줬다 해야 한다"며 "자는 도중 이불 덮어주고 잠자리 봐주라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집안일에 대해서는 "제가 '이것 해주세요'라는 말 안 해도 자기 살림처럼 하시면 된다. 냉장고 뒤져서 냉동물 또는 음식 탐내지 말아 달라. 버리든 먹든 그건 제가 알아서 한다. '안 먹으면 나 줘' 이 말이 제일 싫다"고 했다.
급여는 월급 180만원이다.
A씨는 "시작 날로부터 계산해서 그다음 달에 신랑이 입금한다"며 "명절, 생일 모두 챙겨 드리고 3개월 지나면 급여 올려드린다. 때때로 과일, 떡, 고기 사드리고 시켜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정 어려우셔도 말씀 말아달라. 저도 힘들어서 사람 구하고, 일 나가는데 제가 남 도울 형편은 아니다. 최선을 다해주실 분 찾는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한 B씨는 "계산해보니 시급은 9375원이 나온다. 올해 최저 시급은 9160원이다. 주휴수당을 주는지 모르겠으나 법적으로는 줘야 한다"며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야간수당이 의무가 아니지만, 양심상 야간 수당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B씨는 조작 논란이 일자 "실제로 지원자도 있고 '관심' 표시 한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저 돈마저 절박한 분들이 계시다는 이야기"라며 "그런 점을 노려서 타인의 노동력,
이에 누리꾼들은 "사람 노동력 우습게 보고 후려치는 짓 좀 그만 해라", "업무내용과 급여가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예의는 갖춰야겠다", "자기 애는 자기가 좀 보자" 등 반응을 보였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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