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막대살인' 스포츠센터 대표, 1심서 징역 25년 선고

↑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직원을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 한씨를 검찰로 송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에서 직원을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표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 안동범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한 모씨(41)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의 내용과 방법이 엽기적이고 잔혹하다"라며 "3년간 같이 근무한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존중과 예의를 찾아볼 수 없고, 인간생명존중이라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스포츠센터에서 직원 A씨(26)의 머리와 몸 등을 수십 차례 폭행하고, 항문에 길이 70㎝, 가량의 플라스틱 봉을 찔러넣어 직장·간·심장 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한씨는 A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직접 운전해 귀가하겠다고 하자 이에 격분해 폭행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A씨가 신발을 신은 채 스포츠센터 실내에 들어온 것을 보고 또다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재판에서 범행 당시 주량 이상의 술을 마신 데다 음주 시 공격성을 유발하는 금연 치료 의약품을 복용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씨가 당시 112에 세 차례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돌아간 뒤 피해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점, "A씨가 음주운전을 하려고 해서 이를 막기 위해 그를 때렸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점, 당시 플라스틱 막대기로 피해자를 찌른 상황도 기억하는 점 등을 볼 때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씨가 계획적으로 A씨를 살해한 건 아니고 사건 당일 오전 한씨가 직접 119에 신고한 점,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한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