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윗집에 사는 B씨에게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하다 결국 B씨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A씨는 "물 내리는 소리, 방망이질 하는 소리, 재봉틀 방는 소리 등 층간소음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위층에 사는 B씨는 "해당 소음은 자신이 내는 게 아니다"라며 억울해 했다.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A씨는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그러나 정작 항고인 A씨는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B씨는 서울고검 측에 "자신은 층간소음을 내지 않고 있는데 A씨가 자꾸 층간소음을 낸다고 관리사무소나 여기저기 이웃한테 불만을 제기하니 힘들다"고 호소했다. 서울고검 갈등치유팀은 B씨에게 구청·시청 층간소음 분쟁조정위원회를 소개하고 경찰이나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도 가능하다는 점을 안내했다. 갈등치유팀은 이후 B씨로부터 "검찰의 친절한 안내와 설명에 감사하다"는 편지와 전화를 받았다.
16일 서울고검이 지난 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갈등치유팀의 갈등 해결 사례를 공개했다. 서울고검은 항고사건 중 이웃, 가족 간 다툼 등 사소하나 갈등이 지속돼 고통받는 사람들의 평온한 일상 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갈등치유팀을 운영하고 있다. 항고는 고소인·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할 때에 하는 신청으로, 서울고검은 서울중앙지검 등 서울 5개 지검의 불기소처분 사건에 대한 항고를 맡는다.
서울고검은 항고 사건에 대해 형사법적 처분만 하는 경우 형사처분이 종료되더라도 구조적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아 불안한 상황은 지속된다는 점에 착안해 갈등치유팀을 발족했다. 갈등치유 전담팀은 형사부(형사부장 임현) 산하에 검사 1명, 사무관 1명, 수사관 1명으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전담팀은 갈등치유 절차를 통해 당사자들의 심정을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화해의 장을 마련하고 관계회복과 그에 따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중이다.
그간 갈등치유팀은 부모자식 간 고소사건, 코로나 19 창궐 기간 주차문제로 이웃집 차량에 침을 수회 뱉어 고소된 사건, 층간소음 관련 고소 사건, 무인스토어에서 소액의 물건을 대금 결제없이 가져가 고소된 사건, 마트에서 앞사람 다리를 카트로 충격해 고소된 사건 등에 대해 적극적 중재로 당사자들이 일상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는 성과를 거뒀다. 화해의 장을 마련해 합의를 성사시키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항고인의 이익을 위해 사건을 재기해 공소권없음 처분한 사례도 있다.
갈등치유팀 팀장 강윤정 사무관은 "오랜 기간 켜켜이 쌓인 감정, 얼어붙은 마음을 가진 당사자들로부터 때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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