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갑자기 날씨가 많이 더워져서 운전할 때 에어컨 켜야하죠.
그런데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켠채 운전하면 10분만 지나도 졸릴 수 있다고 합니다.
여름철 죽음을 부르는 졸음운전의 주범은 무엇이고, 얼마나 무서운 상황인지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김영현 기자 입니다.
【 기자 】
고속도로를 달리던 탱크로리가 휴게소 진입로에는 있는 방호벽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승합차가 터널 안 공동구와 충돌한 뒤 균형을 잃는가 하면, 이번에는 SUV가 서행하던 차량과 추돌합니다.
모두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가 난 겁니다.
여름철에 유난히 졸음운전을 경험한 운전자가 많습니다.
▶ 인터뷰 : 구자용 / 대전 비래동
-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닫고 운행을 하다 보면 졸음이 물려와 사고 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철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졸음운전으로 2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졸음운전의 주범은 이산화탄소입니다.
밀폐된 상태에서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고, 산소 농도는 떨어집니다.
뇌로 가는 산소의 양이 줄어 졸음이 유발되는 겁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여름철 차량 내부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얼마나 빨리 증가하는지 이 측정 장비로 실험해보겠습니다."
성인 4명이 탄 채로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모두 닫았습니다.
정상수치는 500ppm, 달린지 10분 만에 3,000ppm으로 올라갑니다.
5분이 더 지나자 4,000ppm을 넘어섭니다.
▶ 인터뷰 :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2,000ppm을 넘어가면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5,000~6,000ppm이 가면 집중력이 저하되고 사람들이 두통을 유발…."
졸음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4D 시뮬레이터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졸음이 밀려오고 눈꺼풀이 수시로 감기는 상황.
차선을 벗어나고, 아예 정신을 잃는 순간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습니다.
▶ 인터뷰 : 이경은 / 도로교통공단 대전·세종·충남지부 교수
- "2,3초만 눈을 감았다고 해도 약 60~90미터를 무방비 상태로 질주하게 되는 일이고요. 제동장치를 한번 밟지 못하고 충격에…."
바깥 공기가 유입되는 외부순환 버튼을 누르면 냉방효과는 떨어지더라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순식간에 낮아집니다.
전문가들은 운전 중 최소 15분에 한 번은 외부순환 버튼을 누르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졸음을 막고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화면제공 : 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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