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살인 ‘데이트폭력’ 발언 재판, 이재명 측 불출석으로 공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 발언한 것을 두고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이 이 의원 측의 불출석으로 공전했습니다.

이 의원 측 소송대리인인 나승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심리로 열린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유족 A 씨 측 변호인만 법정에 출석해 재판부는 원고 측이 신청한 문서 송부 촉탁의 내용 등에 대해 5분쯤 이야기를 나눈 뒤 재판을 마쳤습니다.

A씨 측은 “이 의원이 과거 직접 변론한 일가족 연쇄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 사건의 핵심”이라며 2006년 이 의원이 변론을 맡았던 조카 김 모 씨의 공판기록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변론 기록을 받아 이 의원 말대로 당시 사건이 데이트 폭력에 불과한지 입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고, 재판부는 이에 관한 문서송부촉탁신청을 허가했습니다.

민사 재판인 만큼 당사자인 이 의원은 직접 법정에 나오지 않아도 되지만, 대리인인 나 변호사마저 불출석하면서 재판 진행이 10분 정도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A씨 측 소송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는 재판 이후 “피고의 소송대리인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나 변호사는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 중 한 명으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원고의 바람은 피고로부터 직접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리인을 통해 형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은 도저히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 의원 측은 최근 재판부에 "사려 깊지 못한 표현에 대해 원고(유족)에게 사과를 드린다"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했습니다.

[민지숙 기자 knulp13@gam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