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완료'여도 14시간 주차 가능…전기차 충전구역 '얌체족' 활개

'충전여부와 충전시간' 상관없이 14시간 가능
산자부 "앱 알림과 높은 요금 부과" 해결방안 검토

↑ 전기차 충전소. /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충전구역에 장시간 차량을 주차하는 '얌체족'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관련 법령이 올해 초 개정됐습니다. 하지만 개정된 법령에도 허점이 있어 차주 간 시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자영업자 A씨는 1t짜리 전기 트럭 두 대를 영업용으로 사용해 충전을 자주 해야 하지만, 비어 있는 충전구역을 찾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A씨는 "충전이 완료된 지 서너 시간 이상 지났는데도 차를 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현행법상 완속충전구역에서는 충전 시간과 관계없이 14시간까지 주차할 수 있어 충전이 완료된 지 한참 지났더라도 차주가 차를 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월 개정된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은 전기차 급속충전구역에서 1시간 이상 주차하거나 완속충전구역에서 14시간 이상 주차하는 행위는 충전방해행위로 간주해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충전 시설에 1분만 충전해도 무조건 14시간 주차를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A씨는 "최대 14시간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충전 완료 후 한두 시간 내에는 차를 빼도록 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충전을 아예 안 해도 14시간 주차가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기차 차주인 B씨는 최근 충전도 하지 않으면서 완속충전구역에 장시간 주차만 해놓은 차량을 발견하고 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충전하지 않더라도 완속충전구역에 14시간까지 주차할 수 있다"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는 "전기차 충전을 원활하게 해주는 법인 줄 알았는데 뻔뻔한 차주에게 주차장 자유이용권을 발부해 주는 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시행령이 개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긴 이 같은 논란에 산자부는 다시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14시간 주차 가능'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완속충전기에서 완충하는 데 약 10시간이 걸리고 출퇴근 시간을 감안한 주거지 주차시간이 오후 6시 30분∼오전 8시 30분인 것을 고려한 것"이라며 "하지만 개정된 시행령을 놓고도 문제점이 제기돼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충전이 완료되면 앱을 통해 차를 빼라는 메시지를 발송하고, 충전 완료 후에도 계속 주차하는 경우 충전 요금을 비싸게 부과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을 통해 충전 없는 주차행위에 제약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