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발표된 가수 이장희 씨의 이 곡은 지금도 명곡으로 회자 되는 노래지만, 당시에는 금지곡이었습니다. 가사가 '남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조미미의 '댄서의 순정', 이미자의 '기러기 아빠'도 금지곡이었는데, 하나같이 사유가 애매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음반 협회가 금지곡 음반을 수거한다고 하자 오히려 판매가 늘었다는 거죠. 판매, 유통의 금지가 대중들에게 더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음반 가격이 몇 배 더 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어떤 규제든 정책이든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흑역사가 되기 마련입니다.
얼마 전,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외식가격 공표제'를 석 달 만에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매주 12개 주요 품목의 값을 온라인에 공개하게 해 가격 급등을 막자는 문재인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었는데, 소비자의 반응은 시들했고, 별 효과도 보지 못했거든요.
이런 가격통제 방식은 과거에도 비슷하게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시절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물가로 여론이 나빠지자 이명박 정부는 쌀, 밀가루, 라면, 쇠고기를 비롯해 서민 생활과 밀접한 50여 개 품목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했습니다. 이른바 'MB 물가지수'로 불렸죠.
근데 결과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MB 물가지수 품목들의 5년간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6배, 그러니까 값이 더 올랐거든요.
14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또 '물가와의 전쟁' 중입니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6.7%까지 올랐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직접적인 가격 통제에 나섰던 MB 정부 때와 달리 원가 절감에 정책의 방점을 찍었다는데, 이번에는 기대를 해봐도 될까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강도처럼 폭력적이고, 저격수만큼 치명적이다.'라고 했듯, 뛰는 물가를 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꼭 해야 할 일입니다. 흑역사는 그야말로 역사로, 과거로 끝을 내야 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물가 잡기 '흑역사' 반복 안 된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