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절기상 소만이 막 지났는데 강원도 대관령에는 이제야 봄이 찾아왔습니다.
70년 혈통을 잇는 한우들이 축사에서 벗어나 드넓은 초원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이 소들, 보통 한우가 아니라고 합니다.
대관령 소 방목 현장을 장진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소들이 함성을 지르듯 울음소리를 내며 힘차게 내달립니다.
오랜만의 외출이 낯선지 어린 소들은 무리에서 벗어나기도 합니다.
흙먼지를 내며 달려온 곳은 해발 800m에 위치한 대관령 푸른 초원.
겨우 내 갑갑한 축사에서 건초만 먹은 터라 오랜만에 싱싱한 풀을 마음껏 뜯습니다.
이날 방목한 암소 200마리는 보통 소들이 아닙니다.
70년 혈통을 지켜온 토종 한우들입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소들은 날씨가 추워져 풀이 자라지 못하는 11월 초까지 이곳 초원에서 풀을 뜯으며 생활하게 됩니다."
소 한 마리가 하루에 먹는 풀의 양이 70kg에 달해 사료비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방목의 최대 장점은 소들이 축구장 364개 면적의 넓은 초원을 돌아다니며 풀을 뜯다 보니 튼튼해진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원정일 /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연구사
- "(방목하면) 신선한 풀 사료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고 적절한 운동과 일광욕 등을 통해서 암소가 강건해져서 수태율이 15%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봤습니다."
전통 한우의 명맥을 잇는 이 소들은 모두 연구용으로 외부 일반 소와 교배되지 않게 철저히 차단된 채 관리됩니다.
한반도의 알프스라 불리는 대관령에서 한우의 자존심과 품격을 지키는 누런 소떼가 고산지대에 찾아온 늦은 봄을 알렸습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제공 : 농촌진흥청
영상편집 : 이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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