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되길 소망"
"케어키즈존 시행 후 실제로 손님 태도 달라져"
"노키즈존이 아닌 케어키즈존입니다"
최근 온라인 상에선 '케어키즈존'을 실시하고 있는 카페들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카페 '수피아'에는 "수피아 A동과 실외 공간은 노키즈존이 아닌 케어키즈존입니다. 아이 동반 고객님께서는 자녀를 적극적으로 케어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입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케어키즈존'은 '보살피다'라는 뜻의 케어(care)와 키즈존이 합쳐진 단어로, 아이 동반 손님을 거부하진 않지만 카페에서 아이를 적극적으로 보살펴 달라고 요구하는 의미로 생겼습니다.
수피아 입간판에는 "부모님의 부주의로 인해 다른 고객님께 피해가 발생하거나 매장 기물 파손 및 안전사고 발생 시 부모님께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며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소망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해당 카페는 운송수단 반입 불가와 더불어 뛰지 말 것, 조용히 말해줄 것, 돌을 던지지 말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피아'를 운영 중인 사장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국에서 처음 '케어키즈존'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며 "저도 아이를 좋아하고, 아이 손님을 받고 싶지만 매번 부모님들에게 신경을 써 달라고 얘기하기도 좀 그렇고 해서 고민하다가 '케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처음엔 '케어키즈존'이라고 적힌 스티커만 붙여 놨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이들로 인해 야외에 심어져 있는 나무가 부러진다 든지, 정원에서 돌을 들고 와서 던지고 놀다가 창문에 금이 간 적도 있지만, 입간판을 세워둔 이후로는 실제로 아이 손님으로 인해 카페 물품이 훼손되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또 A씨는 "자전거나 킥보드를 들고 카페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들어오시기 전에 '케어키즈존' 관련 문구를 읽어보시고는 킥보드를 다시 차에 두고 들어오시거나, 자녀 분들에게 '실내에선 뛰면 안 된다'고 교육도 해주신다. 아이 동반 손님들의 태도가 확실하게 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경남 함안군에 위치한 카페 '뜬' 사장 B씨는 기존 노키즈존을 케어키즈존으로 바꿨습니다. B씨는 "아이 손님들이 생각보다 많이 와서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찾아보다가 케어키즈존 비슷한 것을 시행하고 있는 곳이 있었다"며 "그걸 보고 우리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B씨는 "처음부터 아이 손님을 안 받을 생각은 없었다. 저희 카페에 야외도 있고, 잔디도 있고 해서 아이들이 와 있기 엄청 좋다. 저희들이 아기를 좋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좀 감당이 안 될 때가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아이 손님들이 돌멩이를 집어 던지거나 화분을 망가뜨리는 일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B씨는 "케어키즈존을 만들어서라도 아이 손님을 받자고 결심했다"고 전했습니다. B씨는 "원래 아이들 관리를 하시는 부모님들은 케어를 하고, 안 하시는 부모님들은 똑같이 안 하시더라"면서도 "케어키즈존 안내가 입구에 있으니까 손님들이 보고 들어오신다. 아무래도 부모님들이 케어키즈존 안내 문구를 읽고 조금 신경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부연했습니다.
카페 '뜬'의 경우 "자녀를 동반하신 고객님들께서는 반드시 적극적인 케어 부탁드립니다. 부주의로 인해 매장 기물 파손 및 안전사고 발생 시 보호자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습니다"라며 "또한 그로 인한 직원의 제재 시 직원에게 고함이나 욕설은 절대 삼가 주시길 바랍니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배려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7년 나이를 기준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노키즈존'은 아동 차별이라는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노키즈존을 시행하고 있는 식당과 카페들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키즈존이 생겨난 배경에는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돌봄 행동이 부재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021년 1
아이들의 매장 입장은 허용하지만 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요구하는 '케어키즈존'이 노키즈존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지 주목됩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