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인기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172회에 출연한 주인공은 잘나가던 요리사였습니다. 주인공은 돈을 더 벌기 위해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가족이 해체되고, 건강마저 잃자 산으로 향하죠.
온라인에선 '빚을 내 투자했다 영혼까지 털렸다.'라며 절대 '빚투'를 하지 말라는 경고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는다'라는 영끌과 '빚내서 투자한다'라는 빚투는 요즘 일상어가 되다시피 했죠.
'빚에 파묻힌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보고서도 발표됐습니다. 국제금융협회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세계 3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한국이 104.3%로 1위였죠. 미국 76.1%, 중국 62.1%, 일본 59.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또 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년 전보다 4%포인트 이상 감소할 때 한국은 0.7%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도는 건 한국이 유일했죠.
더 심각한 건 20, 30대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30대의 소득 대비 가계 대출 비율은 262%에 이릅니다. 벌 수 있는 돈의 2.6배에 달하는 대출을 받은 거죠.
20대의 가계 대출 비율도 엄청나니 20, 30대가 '미래를 저당 잡혔다'라고 외칠 만합니다. 이 와중에 이자와 직결되는 금리는 2014년 3월 이후 최고를 찍고 있죠.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은 '차입과 부채에 의존하는 가정엔 자유나 아름다움이 있을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난 빚이 없다고요? 금리 인상기에 가계 빚은 이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소비 위축은 필연이 됩니다. 그래도 남의 얘기일까요. 또한 빚 없이 살 수 없는 나라를 만든 정부와 금융당국은 빚으로 물든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심각하게 묻고 싶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한국 '가계 빚' 세계 1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