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 폭염의 건강 영향을 추산하는 계산법조차 정립돼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늘 질병관리청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우리나라 기후변화 건강적응대책 방향'을 주제로 연 2022 기후보건포럼에서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는 "2018년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를 분석하는데, 방법론에 따라 800명에서 7천여명까지 큰 차이가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홍 교수는 "질병청으로부터 2018년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7천여명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는데, 이를 검증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며, 연구팀이 추계한 초과 사망자는 800여명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인구 구조 변화 고려 여부에 따른 차이로, 기후 변화로 인한 보건 위기가 코앞에 닥친 상황이지만 단순한 영향을 분석하는 방법조차 제각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홍 교수는 "도보 이동 인구 비율 등 지역사회적 특성에 따라 그 영향에 차이가 나게 된다"며 "현재의 온열질환 감시체계뿐 아니라 무더위 쉼터, 녹지 정책, 건축법 개정 등 지역사회 수준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정책이 중장기적 전략 하에 수립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지난 2003년 유럽 폭염 당시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이 크게 늘었다"며 다수의 사망률·유병률 영향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폭염 기준에서 1도 올라갔을 경우 사망률이 5%, 유병률이 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김윤아 질병청 미래질병대비과장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한 건강 영향이 특정 질병의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국가의 질병감시체계 자체를 기후변화 관점에서 재평가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기후 변화에 취약한 인구 집단과 그 집단에 필요한 조치를 찾아내 피해를 최소
백경란 질병청장은 "기후변화의 건강영향은 비감염성 질환과 감염성질환 모두에서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존의 질병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감염병 팬데믹뿐 아니라 기후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는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상은 기자 leestellaaz@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