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두번째 피싱 문자를 받은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문자 화면 캡처 사진을 올렸다. 문자 메시지에는 '엄마 내 핸드폰 고장 났어. 문자 보면 이 번호로 답장 줘'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문자는 전형적인 '메신저 피싱' 수법으로, 악성문자를 받은 사람이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한다. 이후 사기범들은 빼낸 개인정보를 이용해 통장에 있는 돈을 인출하거나 카드 결제, 심지어 피해 명의 대출도 받는 등막대한 피해를 일으킨다.
두번재 이 문자를 받은 정 부회장은 "핸드폰 고장 났으면 네가 고쳐 써라. 그것이 내 교육의 원칙이다. 아이엠 유어 파더"라는 댓글을 남겼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은 "멋진 철학이다" "대어를 낚는 수준이 아니라 양식장을 통째로 낚으려고 한다" "역시 사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정 부회장은 지난 2월에도 피싱 문자를 받았다. 당시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드디어 나에게도 날아왔다"며 자녀 명의를 도용한 문자를 받았음을 공개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의 딸을 사칭한 사기 집단은 휴대폰이 고장 났다며 그에게 보험 가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요구했다.
정 부회장은 "아무리 예쁜 딸이라도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안 된다"면서 "딸은 당신의 민증이 필요 없다"고 전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메신저 피싱 피해액 991억원…전년比 165% 급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의 피해액은 1682억원으로 전년대비 28.5% 줄었다. 기관 사칭, 대출빙자형의 피해액은 170억원과 521억원으로 각각 58.9%와 66.7%가 줄었다. 반면 메신저 피싱 피해액은 991억원으로 전년대비 165.7% 급증, 전체 피싱 피해액 중 58.9%를 차지했다.
금융권별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은행이 1080억원으로 전년대비 38.1% 감소했지만 증권사는 220억원으로 되레 144.4% 늘었다. 이는 증권사 등 비은행권의 비대면 계좌 개설과 오픈뱅킹을 통한 피해 사례가 늘어난 탓이다.
연령별 피해액은 40~50대가 87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이 61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2019년 이후 60대 이상의 보이스피싱 피해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메신저피싱에 당하지 않기 위해선 출처가 의심스러운 URL 주소를 접속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터치 한 번만으로도 원격조종 앱이 설치되고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송금한 경우엔 즉시 경찰청(112), 금감원(1332), 금융회사 콜센터 등에 전화해 상
고병완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개인정보 제공 및 자금 이체 요청은 무조건 거절해야 하며 출처가 불분명한 URL 주소는 절대 클릭해서는 안 된다"면서 "만약 속아서 송금한 경우 즉시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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