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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덮친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전기료 폭탄'이 현실화할 수 있단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라니냐(동태평양의 적도 지역에서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 생기는 이상 현상)로 인한 이상 폭염과 전력 수급 불안 현상이 겹칠 경우 전례 없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주요 도시를 덮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북반구의 여름은 냉방 수요 탓에 전력 소비가 많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화석연료 수급 불안과 에너지 가격 폭등에다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이 겹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반적으로 북반구에서 여름은 전기 사용량이 정점에 달하는 시기"라며 "올해는 전쟁과 가뭄, 생산부족이 겹치면서 잦은 블랙아웃과 함께하는 뜨겁고, 치명적인 여름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인도와 미국, 남부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지난달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오기도 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올여름 미국 대부분 지역의 평균 기온이 평년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까지 이어져 수력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중서부 지역 전력망 업체 MISO는 관할 지역 15개 주 중에서 11곳이 정전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영리 단체인 북미전력계통신뢰도협회(NERC)는 미국의 3분의 2 지역에서 올여름 블랙아웃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WSJ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미국의 전력망을 갈수록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구할 수만 있다면 비상용 발전기를 구비해 놓으라"고 권고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전력망이 불안정해진 배경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미얀마에 거주하는 3억 명은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특히 인도는 28개주 중 7억명이 거주하는 16개 주에서 하루 최장 10시간동안 전기가 끊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역시 올 여름 블랙아웃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언론은 지난달 9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러시아산 석유의 원칙적 금수를 발표한 데 이어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석탄까지 수입을 금지할 경우 에너지 수급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전력 부족에 따른 블랙아웃 우려와 함께 전기료 상승으로 인한 국민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바야시 슌스케 미즈호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상승하면 1년간 일본 가계가 져야 하는 부담은 4조엔이 늘어난다"며 "국민 1인당 연간 3만엔의 부담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1분기 5조7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보인데다 올해 17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4월부터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이 상향 조정되면서 전기료가 kWh당 6.9원 올랐다. 월평균 307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경우 전기요금 부담이 한 달에 약 2120원(부가세 및 전력기반기금 제외) 늘어난 것이다.
또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하는 전력도매단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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