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감독 된 제자…"타문화 존중과 이해가 신뢰 쌓아"
![]() |
↑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에서 베트남데스크로 활약하고 있는 서의성 경위. / 사진=경찰청 |
최근 우리 국민과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해지며 치안 분야 공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해외 각국과의 긴밀한 공조 수사가 필수적인데, 베트남에서의 검거·송환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2015년 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에 각각 설치된 베트남-코리안 데스크의 역할이 큽니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에서 베트남데스크를 맡고 있는 서의성(41) 협력관(경위)은 3일 "공조의 핵심은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해"라며 "오랜 기간 신뢰를 쌓고 상대 국가의 업무 처리 절차와 특성을 이해해야 적시에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서 협력관은 국기원 시범단으로 활동하던 중 2003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단원으로 선발돼 베트남에서 태권도를 가르쳤습니다. 그가 파견된 지역은 수도 하노이에서 차를 타고 8시간 이상 가야 하는 '선라'라는 고산지대 마을로, 당시 베트남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서 협력관은 "당시 미국이나 일본의 비정부기구(NGO) 단체는 주거 불가능 판정을 내려 외국인이 없었다"며 "제가 최초의 외국인으로 선라에서 살았다"고 회상했습니다.
당시 서 협력관의 제자는 현재 베트남에서 '강팀'으로 꼽히는 태권도팀 감독이 되었습니다. 서 협력관은 "지금도 베트남 출장을 가면 제자들이 5시간 이상 걸려서 보러 온다"면서 "일정이 빡빡해 한 끼 식사조차 할 시간이 없는데도 이들이 먼 길을 오는 것은 제가 함께 일하는 베트남 공안들에게 '서 선생은 믿어도 되는 사람'임을 보증해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베트남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해 처음에는 친해지기 어렵지만 진심을 다하면 '띵깜'(의리와 정을 뜻하는 베트남어) 관계를 경험할 수 있다"며 "베트남 사람들의 이런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부(富)를 과시하며 관계를 맺으려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 |
↑ 서의성 경위가 국가대표 시절인 2008년 태권도시범단으로 카자흐스탄으로 파견갔을 당시의 모습. / 사진=경찰청 |
그는 2015년부터 베트남 데스크로 활동해 왔습니다. 서 협력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태국 파타야 살인사건'을 꼽았습니다. 그는 "처음 접수한 공조수사 사건이었는데 매년 연도가 바뀌는 폴더명을 보면서 올해는 꼭 잡겠다고 다짐했었다"면서 "그러다 2018년 4월쯤 주말에 첩보를 입수해 베트남 공안과 긴밀하게 작전을 펼친 끝에 강하게 저항하던 피의자를 검거, 우리 국적기에서 직접 수갑을 채울 때 비로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서 협력관은 정보보호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전산시스템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터폴 전산망은 전세계 195개국과 소통하면서 공항·항만 출입국자에 대한 인
그는 "외사 경찰은 때때로 변호사나 디지털 증거 전문가도 돼야 하고 강력 형사, 통역사, 외교관의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