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변호사 출신 미국 여성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기혼 남성에게만 주던 주택수당을 여성공군도 받게 할 정도로 여성 권익향상에 앞장서지만, 남성이 차별받는 분야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사별한 아내 대신 아이를 키우는 남성에게 '보육은 엄마의 몫'이라며 보육수당 지급을 거부하는 법의 맹점을 폭로해 남성에게도 지급하게 하죠. 그의 인생은 남녀를 떠나 차별 자체와의 전쟁이었습니다.
엊그제 6.1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의 여야 쏠림 현상은 과거, 지역, 이념, 세대로 쪼개졌던 진영 갈등이 이젠 남자와 여자 간의 젠더 갈등으로 옮겨붙었음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을 선택한 20대 여성은 66.8%, 국민의 힘은 30%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 대선 때 보다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진 겁니다. 반대로 남자는 국민의힘 지지가 민주당 지지의 배 이상이었지요.
젊은 남녀는 왜 이렇게 나뉘게 됐을까요. 남성이 역차별받는다며 생긴 '이대남'을 겨냥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범죄 관련 무고죄 신설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2, 30대 여성 지지자인 '개혁의 딸' 개딸이라고 줄여 부르지요. 이들의 아빠를 자임하며 여성 표몰이에 나섰습니다.
정치학자 샤츠 슈나이더는 이 같은 정치권의 행태를 '편향적 동원', 정치세력이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여러 갈등 중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편취하고 부풀리는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이 말이 틀렸다고, '우린 아니'라고 외칠 수 있을까요. 두 거대정당은 더 늦기 전에 결자해지해야 합니다. 이 땅에서 함께 살아야 할 젊은 청년들을 더 이상 갈등과 분열의 현장에 놓아둬서는 안 됩니다.
이제 청년의 아픔에 올라타 표를 챙기려는 분열의 정치는 사라져야 합니다.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표를 얻는 정당을 기대해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젊은 청년'을 편가르지 말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