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결혼 전 배우자가 숨긴 빚을 결혼 후에야 뒤늦게 알게 돼 갈등을 빚고 있는 사례들이다.
결혼 전 배우자의 채무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게 중요하지만 대부분은 서로 '구두'로 얘기하는 경우가 많을 법하다. 서로 믿고 결혼하는 사이인데 상대에 대한 불신으로 '빚이 없다'는 증명서까지 발급해 오라고 요구하기가 불편한 까닭이지 않을까. 오랜 연애 기간 없이 맞선 후 짧은 기간 만나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재혼 커플은 특히 더 그렇다고 한다.
과거 한 결혼정보업체가 '결혼 이전 필수 질문 사항'을 주제로 미혼남녀 627명(남성 309명, 여성 3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결혼을 앞둔 커플들의 채무에 대한 솔직한 속내가 엿보였다.
그 결과를 보면 '가능하다면 이건 꼭 서류상으로 확인하고 결혼하고 싶다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남성의 경우 채무관계(43%)라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건강검진(24%), 통장잔고(18%), 가족관계증명서(8%), 원천징수영수증(7%) 순으로 답했다.
여성 역시 채무관계(34%)를 1순위로 꼽았다. 원천징수영수증(26%), 통장잔고(23%), 건강검진(11%), 가족관계증명서(6%)가 뒤를 이었다.
또 다른 업체가 성인남녀 314명(남성 148명, 여성 1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 직전 파혼을 고려할 만큼 치명적이라 생각하는 결점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2%가 전과이력이라고 답했으며, 다음으로 채무사실(21%)이 뒤를 이었다. 결혼을 하는데 있어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채무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최근 실리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서 이같은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한다.
예비신랑이나 예비신부가 신용카드는 몇개나 쓰는지, 연체나 계좌에 압류 경험이 있었는지, 채무 수준은 어떤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금융거래 현황을 담은 신용확인서를 발급해 보여 줄 것을 서로 딱 부러지게 요구한다는 것.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결혼 전 배우자의 금융거래 현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증명서 발급이 줄지도 않고 늘지도 않고 꾸준하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에서는 개인신용정보 동의 하에 금융거래 현황을 담은 신용보고서
'신용이 곧 돈'인 시대에 금융거래 등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중요해지면서 복권 신규 판매 등록이나 경찰공무원 등 국가시험 응시 등에 내 신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 발급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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