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1억은 모두 사용...수사팀 여비는 2억 넘게 남겨
김경율 회계사 "월급만 받으면서 할 일 없이 논 것"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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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 전경 |
그동안 공수처가 나랏돈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MBN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지난 1월 공수처에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등 2021년 예산집행내역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공수처는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정을 초래한다"며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지난해 공수처의 예산은 예비비로 편성됐습니다.
그리고 예비비를 쓴 기관은 국가재정법 52조 4항에 따라 사용한 금액의 총괄명세서를 다음 연도 5월 31일까지 국회에 제출하여 그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MBN 취재진은 공수처가 오늘(31일) 국회에 제출한 예산 총괄명세서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공수처가 수사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대해 줄곧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정말로 공수처에 돈이 모자랐던 걸까요?
지난해 공수처에 책정된 예산은 232억 원가량입니다.
공수처는 이 가운데 60% 수준인 139억 원만 사용했습니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특활비로 배정된 1억 원은 모두 사용한 반면, 수사팀 여비로 배정된 2억 5천만 원 중에는 3,600만 원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수사팀 여비가 현저히 많이 남았다는 건 공수처의 압수수색이나 출장 등이 그만큼 적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인건비로 잡혀 있는 예산 80억 중에는 43억가량만 썼습니다.
참여연대 출신인 김경율 회계사는 "인력과 지원이 모자랐다 하는데 돈이 남았다는 건 할 일이 없어서 자기들 월급만 받으면서 놀았다고 봐야 한다"며 "업무 수행을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지난해 쓰지 못한 돈은 다음해 공수처 예산으로 넘기거나, 국고로 반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공수처 관계자는 "지난해 공수처 예산은 타 수사기관을 기준 삼아 최대치로 잡아 편성된 것"이라며 "공수처 수사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돼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언
또 공수처 관계자는 "지난해 사건을 많이 하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사건을 처리해야 할 조직이 갖춰진 게 작년 하반기"라고 강조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지난해 배정받은 예산의 40%를 남긴 것에 대해 "수사 성과가 미미한 기관에 애당초 너무 많은 돈이 편성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혁근 기자 root@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