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 첫 '증손주' 태어났다…복원사업 18년만

↑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첫 4세대 지리산 반달가슴곰. [사진 출처 = 환경부]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 첫 '4세대'를 포함한 새끼 5마리가 태어났다. 지난 2004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을 시작한 이후 18년 만이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 일대 반달가슴곰의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겨울 동안 어미곰 3마리가 새끼 5마리를 낳았다고 31일 밝혔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4~5월 동면에서 깨어난 어미곰들이 새끼 5마리와 함께 동면 굴에서 나오는 모습을 육안과 무인감지 카메라로 확인했다. 다만 새끼들의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출산한 어미곰 3마리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개체는 지난 2004년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첫해 러시아로부터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된 최초의 개체 6마리 중 한 마리인 'RF-05'다. RF-05는 2004년생(18살)으로 지난 2009년 첫 새끼를 낳은 뒤 올해까지 7차례 걸쳐 새끼 10마리를 출산했다.
5마리의 새끼들이 태어나면서 지리산 일대 야생에서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총 79마리로 추정된다. 올해 태어난 새끼 가운데 1마리는 복원사업을 시작된 이래 자연에서 태어난 최초의 4세대 새끼로 조사됐다. 4세대 새끼를 출산한 'KF-94'는 RF-05가 지난 2012년 낳은 KF-52의 2018년생 딸이다.
4세대 반달가슴곰의 탄생은 지리산이 반달가슴곰 서식지로 적합하며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이번 4세대 출산은 복원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야생생물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기 위한 문화 확산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