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10년 전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마약성 약물을 불법 투여한 뒤 환자가 숨지자 시신까지 버린 사건이 있었는데요.
법원은 이 의사가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의사 면허를 다시 발급해 주라고 판결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7월, 서울 강남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던 의사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자신의 진료실로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이후 A 씨는 병원에 찾아온 여성 환자에게 마약류인 수면유도제 미다졸람과 전신마취제를 투약했습니다.
2시간 뒤 지인이 호흡정지로 숨지자, A 씨는 시신을 한강공원에 버렸습니다.
▶ 인터뷰 : 안상길 / 서초경찰서 강력계장(2012년 7월)
- "본인이 시체를 유기하고 도망갔다가 죄책감에 시달려 자수하게 되었다 그렇게 진술…."
재판에 넘겨진 A씨는 2013년 6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사체유기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복지부는 A 씨의 의사 면허를 취소했습니다.
복역을 마친 A씨는 3년의 의사면허 재발급 제한기간이 끝난 지난 2017년 다시 면허를 내달라고 보건복지부에 신청했습니다.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A씨가 많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데다, 복지부가 의사 면허 재발급을 막은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상고심 등을 거쳐 A씨가 다시 의사로 일을 할 수 있게될 경우 윤리·도덕적인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편집 : 이유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