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 씨가 자장면을 먹으며 '참 좋다'라고 한 음악은 1970~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수사반장'의 주제곡입니다.
당시 최고 시청률 70%에 달했던 '수사반장'은 최불암 씨를 스타반열에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찰이라면 모름지기 드라마 속 형사들처럼 모두가 정의롭고 용기 있으리라 생각하게끔 만들었죠.
최근 경찰을 향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 진행이 더딘데다 아직 수사력에 대한 확신도 심어주지 못하고 있거든요.
경찰의 평균 사건 처리 기간만 봐도 2018년 48.9일에서 지난해 64.2일로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로 사건이 몰리면서 업무량이 30%이나 폭증했지만,
경찰 수사 인력은 전체 경찰 15만 명 중 3만 명 수준으로 관련 인력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거든요.
부담이 크다 보니 경찰들 사이에선 수사부서 기피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임 수사관들을 투입해 공백을 막고는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데다 '아랫돌 빼서 윗돌 막는' 격이다 보니, 수사력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다 오는 9월부터는 검수완박법 시행으로 경찰의 일은 더 늘겠죠.
그래서 경찰이 내놓은 게 '수당' 아이디어입니다. 경찰관이 사건 하나를 처리할 때마다 수당 2만 원을 주자는 건데, 경찰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수사는 경찰 본연의 업무인데, 이걸 한다고 별도의 수당을 주는 게 맞느냐는 거죠. 한편으론 한 건당 2만 원을 준다고 경찰들의 사건 처리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찰 수사에 공백이 생긴다면, 그 영향은 고스란히 범죄 피해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이다 경찰이다 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은 차지하더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된다는 기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이 기본을 바라는 국민이 불쌍한 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경찰 수사 '64일' 국민은 속탄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