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새우꺾기' 막는다…외국인보호시설에 인권보호관 신설

특별계호·사용장비 제한…'난민캠프' 지적 출국대기소도 환경 개선

↑ 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외국인 보호시설과 출국대기실(송환대기실) 내 인권보호 강화 조치를 내놨습니다.

법무부는 25일 외국인 보호시설 내 인권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외국인보호규칙 일부개정령안'과 8월 시행되는 개정 출입국관리법에 맞춘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출국대기실 운영규칙 제정령안' 등 4건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예고 안에 따르면 법무부는 외국인 보호시설 내 인권상황을 점검하는 '인권보호관' 제도를 도입합니다.

출입국관리사무관·출입국관리주사급이 맡는 인권보호관은 보호시설 인권교육을 주관하며 접수된 인권침해 신고를 조사하고, 인권보호보고서·제도개선안 등을 상부에 보고하게 됩니다.

지난해 모로코 국적 외국인이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장시간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증언하며 논란을 일으켰던 '특별계호' 조치와 포승줄 등 보호장비 사용도 제한됩니다.

법무부는 입법안에서 특별계호를 실시할 때는 보호외국인 의견을 듣는 한편 기관장의 사전 허가·지시를 받도록 했습니다.

또한 특별계호 기간을 최대 72시간(1회 72시간 내 연장 가능)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특별계호 종료 후 24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다시 특별계호를 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특별계호 중인 외국인이 법무부 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하면 장관이 이를 검토해 특별계호를 해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법무부는 또한 기존에 사용하던 보호장비 목록에서 포승을 빼고 발목 보호장비, 보호대, 보호의자를 새로운 장비로 추가했습니다.

또 보호장비 등은 "징계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강제력을 쓰는 상황도 기존의 "긴급할 때"에서 "청장 등으로부터 명령을 받을만한 여유가 없는 긴급한 경우"로 고쳐 사용요건을 강화했습니다.

입국목적이 불분명해 입국이 거부된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출국대기실(송환대기실) 운영업무를 민간에서 국가로 넘기는 내용의 개정 출입국관리법 시행을 앞두고 출국대기실 관리 규정들도 구체적으로 마련됐습니다.

'출국대기실 운영규칙 제정령안'에 따르면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은 입실 외국인들에게 필요한 침구와 위생용품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이들의 식생활과 문화 등을 고려해 하루 세 차례 식사와 음료 등을 제공해야 합니다.

국제공항 등에 마련된 출국대기실은 종전까지 정부와 항공사 등이 관리 책임을 떠넘겨 과밀수용, 음식 부족 등 문제로 '난민 캠프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7일 취임식에서 "그동안 살피지 못했던 교정 업무에서의 인적, 물적 열악함을 개선하고, 외국인 정책·교정·인권 등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서영수 기자 engmat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