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인천서 장애가정 비극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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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9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1박2일 집중 결의대회에 참석해 삭발을 마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장애 가정의 부모들이 아픈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를 "그들 옆에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과 함께 숨을 거뒀습니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중증장애를 앓던 30대 자녀를 60대 부모가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숨진 중증장애 자녀는 최근 대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24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매년 수차례 벌어지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이 어제 또다시 반복된 것"이라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6살 자녀를 데리고 이런 끔찍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 이 모자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연대에 따르면 최근 3년만 따져도 비슷한 사건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 2020년 3월 제주, 어머니가 발달장애 자녀 살해 후 자살 ▲ 2020년 4월 서울, 어머니가 4개월 발달장애 자녀 살해 ▲ 2020년 6월 광주, 어머니가 발달장애 자녀 살해 후 자살 ▲ 2021년 2월 서울, 장애인 부모 자살 ▲ 2021년 4월 서울, 장애인 부모 자살 ▲ 2021년 5월 충북, 장애인 부모 자살 ▲ 2021년 11월 전남, 아버지가 발달장애 자녀와 노모 살해 ▲ 2022년 3월 경기,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 살해 후 자살 시도 ▲ 2022년 3월 경기,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 살해 후 자살 시도 ▲ 2022년 5월 서울, 어머니가 발달장애 자녀와 투신 ▲ 2022년 5월 인천,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 살해 후 자살 시도.
연대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분명하다. 국가가 국민에게 아무런 희망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발달장애인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해법으로 요구했습니다.
구체적인 요구안으로 △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대책 수립 △ 국가 차원 종합계획인 '제2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수립 △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및 '제2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민관협의체 설치 △ '발달장애인법' 및 '장애아동복지지원법' 등 기존 관련 법령의 개정 등을 제시했습니다.
연대는 또 "발달장애인 중 약 80%가 일정 정도 이상의 지원이 필요하며, 심지어 41%는 '대부분 혹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제는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을 서로 죽고 죽이는 이런 세상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우울감 등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