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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키오스크가 익숙하지 않은 A씨는 키오스크 화면을 확인하며 천천히 버튼을 눌렀고, 이에 뒤에 줄을 서있는 사람이 툴툴 거리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그러자 노령의 부모님이 뒷사람에게 사과를 하며 다른 커피점으로 가자고 A씨를 당겼다.
A씨는 "정말 낯부끄러웠던 경험"이라며 "내가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직원이 멀뚱히 쳐다만 볼 뿐 도와주지도 않는데 어쩌란 건지. 왜 부모님은 사과를 해야 하는건지 알 수 없고 서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은 햄버거와 피자를 좋아하시는데도 집 근처 햄버거 프랜차이즈점이 키오스크를 도입한 뒤로는 안 가셨다고 한다. 포장을 'To-Go'라고 써놓으면 노령인 분들은 이게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른다"면서 "무인화 시스템 도입도 좋지만 노령 인구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키오스크로 인해 무인 매장에서 노년층이 '고립감'을 느끼는 일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장마다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사례가 급증한 반면, 키오스크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령층에겐 매장 이용을 꺼리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엔 "엄마가 햄버거가 먹고 싶어 집 앞 가게에서 주문하려는데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 20분 동안 헤매다가 그냥 집에 돌아왔다"며 "화난다고 (엄마가) 전화했는데 말하다 엄마가 울었다. '엄마 이제 끝났다'면서 울었다"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만건 공유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서울디지털재단이 서울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 중 키오스크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 45.8%에 그쳤다.
이들은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33.8%), '필요가 없어서'(29.4%),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17.8%) 등을 꼽았다.
특히, 고령층 5명 중 1명은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해결하지 못했다. 키오스크 설치가 편의성과 시간단축을 내세우지만, 정작 노년층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때 쉽고 빠르게 해결해주진 못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키오스크 도입은 시류라 막기 어렵지만 키오스크 교육 등 노년층에 대한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메뉴 안내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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