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영아 유기…사흘에 한 명 꼴
대책으로 거론되는 '보호출산제', 찬·반 의견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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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대문경찰서 / 사진 = 연합뉴스 |
서울시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신생아를 유기한 10대 여성 A 씨가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아기는 청소 용역업체가 쓰레기 봉투를 수거해 차량에 싣던 중 봉투가 터지면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아기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아기는 탯줄도 제거되지 않은 채 봉투에 담겨있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친모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경위도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통해 아기의 사망 시점 등 자세한 사항이 확인되면 A 씨에게 적용할 구체적인 혐의 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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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난아기의 발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 사진 = 매일경제 |
같은 날 경기 평택에서도 영아를 살해하고 시체를 뒷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가 검찰에 송치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는 작년 11월 바닷가 공중 화장실에 갓 출산한 아기를 아무런 조치 없이 유기한 20대 친모가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청 집계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0~2019) 경찰에 접수된 유기 영아는 1271명입니다. 이는 사흘에 한 명 꼴로 유기되는 셈인데, 아직 영아 유기를 방지하기 위한 뚜렷한 방안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기영아긴급호보센터(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는 대부분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경제적 곤란 등으로 인해 영아 유기가 끊이지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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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 사진 = 매일경제 |
영아 유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일부 시민단체들은 '보호출산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보호출산제는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산모의 '익명 출산'을 정부가 돕는 제도를 뜻합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지난 2014년 보호출산제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보호출산제가 '아동권리 침해'라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11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김희진 보편
이어 "우리나라처럼 (미혼모에) 배타적인 문화가 조성돼 있는 사회에서 보호출산제가 도입되는 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가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