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에 지역 정치권, 광주시청 적극 나서야"
경기도 광주시 직동마을을 관통하는 구리-세종간 고속도로 방음벽 미설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공전하고 있습니다. “방음벽 설치를 주민과 약속한 만큼, 약속이 이행돼야 한다”는 주민들과 “이미 합의된 사안인 만큼 공사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한화건설 측 입장이 맞서면서 갈등은 장기화되는 모습입니다.
↑ 경기도 광주 직동주민들은 도로공사와 한화건설이 책임지고 구리-세종간 고속도로 10구간 방음벽 설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주민들은 시공사인 한화건설과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가 애초 방음벽 설치를 약속하고 주민들로부터 고속도로 원안을 확정 받은 만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주민들은 이 같은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한국도로공사 김천 본사를 찾아 대규모 항의 집회를 벌였습니다. 반면, 도로공사는 “시공사인 한화건설이 책임질 일”이라며 책임을 피하고 있고 한화건설 측은 “주민과 합의가 있었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4일 구리-세종간 고속도로 10공구 현장 한화건설 현장사무소에서 열린 주민들과 도로공사, 한화건설의 간담회 역시, 이런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파행을 빚었습니다.
남윤천 방음벽 설치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주민대표 5인과 한화건설, 도로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간담회는 한화건설이 공개한 ‘주민 기밀 합의서’ 진위를 두고 고성이 오갔습니다. 주민들은 한화건설이 주장하는 합의서가, 10공구 구간 피해 주민들이 아닌 다른 구간 주민들과 체결됐을뿐 아니라 정작 10공구 주민들은 합의서 존재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합의서에 전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금액’란이 있는 만큼, 다른 구간 주민들과 한화건설 측의 금전 거래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 위원장은 “전, 현직 주민 대표를 포함해 주민 가운데 한 명도 모르는 합의서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지난달 21일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진행된 항의 집회 장면. |
주민들은 또, 합의서를 작성한 사람들의 대표성도 문제지만 이를 공작 과정처럼 철저히 비밀리에 추진돼 왔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남 위원장은 “한화건설이 주민 합의서가 있다고 주장하다 허위로 밝혀지자 이제는 환경영향평가의 소음 예측 기준을 이유로 방음벽 설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애초 전구간 방음벽 설치를 약속했을뿐 환경영향평가를 거치겠다는 언급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시공사인 한화건설을 관리, 감독해야 할 도로공사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는 불만도 쏟아냈습니다. 이에 대해 한화건설은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방음벽 설치 필요 여부를 확인해 보자는 뜻을 주민 대표단에 전달했다"는 입장입니다.
주민 대표단과 도로공사, 한화건설 측 입장이 계속 엇갈리면서 주민들은 지역 정치권과 행정권을 가진 광주시청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한편, 주민들은 도로공사와 한화건설이 전 구간 방음벽 설치 약속을 어기고 공사를 강행할 경우, 추가적인 대규모 항의 집회 등을 통해 공사 진행을 막겠다는 방침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