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 막말하고 맘카페에 박제한 민원인들

초등학교 설립 요청에 "검토해보겠다" 답했더니
형식적 답변이라며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

↑ 맘카페에 저격당한 공무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하소연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초등학교를 설립해달라는 단체 민원에 대응한 공무원이 '불친절 공무원'으로 맘카페에 박제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공무원이 민원 고충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본인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최근 "500m 거리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기 위험하다며 초등학교를 새로 세워달라"는 단체 민원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A씨는 "출산율도 떨어지고 있도 학령 인구 수도 줄어들어 근처 학교에서 학생들을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학교를 짓는데는 무리가 있다"면서 "(학교를 짓는 비용이) 10억~20억도 아니고 300~400억이 들어갈 수도 있는만큼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민원인 중 한 명이 "엄마들이 얘기하는데 그렇게 형식적인 답변만 할 거냐.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고 따지며 A씨에게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A씨는 민원인의 막말에 분노했지만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그렇게 감정적으로 말하지 마시라. 저희도 최대한 노력 중이다"라고 답하며 이성적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2시간 뒤 황당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A씨의 지인이 A씨에게 '맘카페 박제 소식'을 알려온겁니다. A씨는 "맘카페에 불친절 공무원으로 박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임자는 (저격글이 올라오기까지) 6개월이 걸렸는데 저는 3개월만에 등록됐으니 축하할 일이라며 케이크를 받기도 했다"고 웃지못할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상 부리는 민원인들이 한둘인건 아니지만 조리돌림 당할걸 생각하니 진짜 못해먹겠다 싶었다"고도 하소연했습니다.

A씨의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그럼 대체 어떻게 답변해야 만족하는거냐", '말단 직원이 무슨 힘이 있다고 확답을 주겠냐', '학교가 무슨 뚝딱하면 지어지냐',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진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