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했던 국가의 폭력' 5·18 유가족·당사자, 추모 공연 출연

고(故) 김형영 열사 유가족, 김향득 사진작가 출연

↑ 배우 이지훈과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추모공연을 위해 무대로 향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

42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추모 공연에 출연한 5·18 유가족과 당사자의 사연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오늘(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 추모 공연은 배우 이지훈 씨와 5·18 유가족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 5·18 부상자 박향득 작가 등이 영화 '택지 운전사'를 형상화한 택시를 타고 그날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이루어졌습니다.

김 관장은 계엄군에게 잔혹하게 폭력을 당한 후 후유증으로 고통 받다가 숨진 고(故) 김형영 열사의 여동생입니다.

당시 조선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 열사는 5월 19일 학교 인근에서 공수부대원 8명에게 극심한 구타를 당했습니다.

이후 김 열사는 군인들만 보면 발작하는 증상을 보였고 군에 입대한 지 3일 만에 퇴소할 정도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결국 정신병까지 앓게 된 김 열사는 가족들의 도움과 정신병원 치료에도 나아지지 않다가 국가 정신 수용시설에 입소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1988년 11월 숨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해당 시설은 이러한 사실을 유가족들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고, 유가족들은 부패한 시신을 인계 받았습니다.

시신에서 멍 자국 등을 확인한 유가족들은 부검 등을 통해 김 열사가 구타에 의해 숨졌다는 것을 어렵게 확인했습니다.

김 관장은 "오빠가 입원한 국가 정신 수용시설에서 구타 등이 이뤄졌던 것"이라며 "국가 폭력으로 몸과 마음을 다친 오빠가 또다시 국가 폭력으로 죽은 것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또 그는 "지금도 살아서 고통 받고 있는 5·18 당사자분과 가족들을 보면 남 일 같지 않다"며 "이분들을 위한 치료와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생 시민군이었던 김향득 사진작가도 기념공연에 출연했습니다.

그는 시민군으로 활동하던 중 최후 항쟁이 있던 27일 계엄군에게 붙잡혀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구타와 고문을 당했습니다.

김 작가는 2007년 옛 전남도청 원형 훼손 논란을 계기로 5·18 사적지를 사진으로 촬영해 기록하는 일을 16년째 계속하는 중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