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1980년대 미국에서 실제 벌어진 금융사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하버드 출신 20대 청년 두 명이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수익금이라고 속여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죠. 하지만 피라미드식 다단계 사기라고 의심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이들은 순식간에 몰락하게 됩니다. 40년 전 사건의 영화인데, 줄거리가 낯설지 않죠?
스탠퍼드대 출신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개발한 테라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게 설계됐습니다.
투자자에게 테라를 직접 달러로 환전해 주지는 않고, 테라를 사서 예치하면 최대 20%의 이율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는데, 권 대표의 주장과 달리 루나, 테라의 가치가 폭락해 테라는 1코인에 14센트, 루나는 0.0002달러가 됐죠. 물론 앞서가는 생각이 아쉽게 실패로 끝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시가총액 약 58조 원이 순식간에 증발해버린 건 사실입니다.
정부는 오늘에서야 테라가 개발된 지 4년이 흘러서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야기한 테라 플랫폼을 제재할 법적 권한은 없지만, 어쨌든 지금이라도 피해 현황과 국내 거래소를 파악해 본다고 합니다.
현재 주요 국가들은 가상화폐 규제를 담은 법안을 만들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한국도 가상화폐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나온 건 없지요.
'법이 현실을 못 따라간다.'
그럼 세상을 앞서가, 앞서 피해를 본 사람은 법의 도움 없이 살아야 하는 걸까요?
투자자 역시 수익률에 혹해서 묻지마식 투자를 해선 안 되겠지만, 앞서가는 세상도 우리가 사는 세상임은 맞습니다. 우리가 미래를 내다보는 지도자를 꿈꾸는 이유도 여기 있겠지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58조 증발 '강 건너 불 보듯''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