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美 부통령 남편 만난 날…김성회 "동성애 치료 가능"

WP, 홍석천과 엠호프 만남 조명하며
김성회 비서관 '동성애 혐오 발언' 언급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방송인 홍석천 씨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를 만났던 날과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날이 동일한 날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한국의 다양성과 문화를 강조하는 이 순간은, 새로운 보수 대통령의 최고 고문이 흡연 습관처럼 동성애는 치료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헤드라인에 올랐던 날과 같은 날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인 홍석천 씨와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의 만남으로 'LGBTQ(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성 정체성에 관해 갈등 하는 사람)' 문제를 전면으로 끌어냈다고 평가하는 동시에 김 비서관의 동성애 혐오 발언에 주목한 겁니다. 홍 씨는 커밍아웃을 하고 활동해 온 국내 연예계의 대표적 성소수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축하 사절로 한국에 방문한 엠호프 변호사는 지난 11일 홍 씨와 함께 광장시장을 방문했습니다. 홍 씨는 SNS를 통해 당시 엠호프 변호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오늘 참 좋은 분을 만났다. 광장시장에서 한국 전통시장과 음식들을 경험하고 상인들과 인사하고, 청계천도 함께 걸으며 여러 가지 한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며 "낯선 문화, 낯선 사람들에게도 마음 열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모습과 사람들에게 항상 겸손하게 다가가는 게 본인의 스타일(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삶을 지키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내 이야기로 다가온다"며 "누구에게나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멋진 마인드의 어른의 모습, 오늘도 소중한 걸 배운다"고도 적었습니다.

엠호프 변호사도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광장시장 방문 당시 즐거움을 공유했습니다. 엠호프 변호사 역시 홍 씨와의 사진을 공유하며 "공동체들을 하나로 모이게 하는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먹거리와 옷감, 수공예품으로 유명한 광장시장은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썼습니다.



이날 김 비서관은 동성애를 '정신병의 일종'으로 생각한다고 했던 과거 발언을 사과하면서도 "선천적으로 동성애 성향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많은 경우는 사람들이 자신의 습관이나 성향을 성적 본능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 경우에도 동성애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 보다는 흡연자가 금연 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었던 것 같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에 WP는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동성애는 여전히 한국에서 금기시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반 페미니스트'를 후보 시절 선거 전략으로 삼았다는 점과 더불어 "윤 정부의 장관 지명자 18명 중 3면 만이 여성이며, 차관 지명자 20명 중에는 여성이 아예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엠호프 변호사는 배우자인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이 되자 30년 간의 변호사 경력을 내려놓고 첫 '세컨트 젠틀맨'이 됐습니다. 엠호프는 WP에 "정부와 기업, 교육 분야에 더 많은 여성 리더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중앙일보를 통해서는 "여성의 성공이 남성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건 남성을 배제하는 거라는 생각은 잘못됐고 팩트도 아니다"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한편, 영국 출신 프리랜서 기자인 라파엘 라시드는 홍 씨와 엠호프 변호사의 만남이 상징적인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아무 관심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라시드가 트위터에 공유한 캡처본을 보면 '엠호프 홍석천'을 검색했을 당시에 기사 2개만 올라와 있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