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에 묻은 지문 채취 후 피의자 특정해 사기혐의로 입건
50대 커플 "계산한 줄 알았다"…경찰, 고의성 있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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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서울 도봉구 한 호프집에서 이른바 '먹튀'한 50대 커플. 이 사건은 호프집 사장 최훈 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음식을 먹은 뒤 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가는 것을 뜻하는 이른바 '먹튀'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봉구 호프집에서 약 16,000원 상당의 음식 값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간 50대 커플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서로가 "계산한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장은 "많이 허무하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먹튀' 손님 논란이 일었던 서울 도봉구 호프집 사장 최훈 씨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50대 커플이) 20분 정도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끝내는 돌아오지 않았다"며 "(잡고 나니까) 좀 많이 허무했던 게 본인들이 '몰랐다'라고 얘기를 했다. 그런 반응은 당연히 예상을 했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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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사진 = 연합뉴스 |
이번 '먹튀' 사건은 지난달 27일 오후 9시 30분경 발생했습니다. 손님들이 붐벼 정신없이 바쁜 상황 속에서 50대 커플 중 여성이 옷을 챙기고 나가고, 남성은 "화장실이 비밀번호가 뭐였더라"라고 말하며 여성을 뒤따라 나갔습니다. 호프집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생이 사장인 최훈 씨에게 말해준 당시 상황입니다. 그렇게 20분 정도 자리가 비워져 있었지만 새로운 손님을 받지 않았다는 게 최훈 씨의 입장입니다. 계산이 안됐기 때문에 당연히 잠깐 자리를 비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훈 씨는 "'나가십니까? 계산하셔야죠'라는 얘기는 손님들에 대한 실례니까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이후 최훈 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서울 도봉경찰서는 50대 커플이 남긴 맥주병에서 지문을 채취해 피의자를 특정한 뒤 이들을 사기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최훈 씨는 "서로 계산 한 줄 알았다고 똑같이 얘기를 하시더라"며 "그래서 제가 '두 분이 만약 같이 드셨고, 거의 같이 나가셨는데 서로가 서로한테 지나가는 말처럼 '계산하고 나왔어?'라고 보통 물어보지 않느냐'고 되물어봤다. 두 분이 당황하시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50대 커플이) 우리 불찰이었던 것 같다, 미안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경찰에서도 그거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고도 했습니다. 경찰은 50대 커플에게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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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에서는 지난 2월부터 두 달여간 62차례 무전취식을 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 사진 = MBN |
이 같은 '먹튀' 사건은 최근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에는 대전 중구 일대 식당을 돌며 무려 62곳에서 '먹튀'를 하고 절도를 저지른 3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으며, 지난 9일 횟집 업주 A씨는 약 4만 8,000원 어치 음식을 먹은 '먹튀' 손님을 공개수배하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최훈 씨는 지금도 '먹튀'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든 사람, 더 힘들게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가장 해 드리고 싶다"며 "양심적으로 먹었으면 당연히 계산해야 된다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기본 소양
한편, 경범죄로 분류되는 '먹튀(무전취식)'는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등의 형이 내려지지만, 고의성이 입증되면 사기죄로 무겁게 처벌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