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호프집에서 '먹튀(음식을 먹고 계산하지 않고 도망가는 행위)'를 한 50대 남녀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들이 "계산한 줄 알았다"고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호프집 사장 최훈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1일 벌어진 먹튀 사건의 후일담을 전했다.
최씨는 "당시 원래 손님이 없다가 밤 10시 가까워지면서 많이 들어찬 상황이었다"면서 "그분들은 첫 손님이었고 잘하려고 했었다. 술을 많이 드신 것 같다는 느낌은 전혀 안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에 따르면 이들은 매장에서 거의 동시에 나갔다. 그는 "여자가 옷가지를 챙기고 나가고 남자가 바로 뒤따라서 나갔는데 '화장실 비밀번호가 뭐였더라' 하면서 흥얼거리며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 뒤 남녀의 자리는 비워진 상태로 20분 이상 방치됐다. 최씨는 "다른 손님이 왔지만 받지 못했다. 기다렸으나 끝내는 돌아오지 않더라"고 회상했다.
먹튀 남녀는 경찰 조사에서 "서로 계산한 줄 알았다"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그런 반응일 것이라고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좀 많이 허무했다"고 밝혔다.
이어 "둘이 거의 같이 나갔는데 보통은 그럴 때 서로 계산하고 나왔냐고 물어보지 않느냐"며 "그래서 직접 되물어봤더니 당황하며 '우리 불찰이었던 것 같다. 미안하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라디오에서 "자영업자가 힘든 상황"이라며 "힘든 사람 더 힘들게 안 했으면 좋겠다. 양심적으로 먹었으면 당연히 계산해야 한다는 기본 소양을 잘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대 남녀는 지난 4월 27일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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