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40대 남성이 길 가던 노인을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길가에 피해 노인이 참혹하게 쓰러져 있는데도,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무심하게 그냥 지나쳐간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길 가던 노인을 돌로 때려 숨지게 한 뒤 달아나다 또 다른 노인을 폭행한 40대 남성 A씨를 체포됐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쯤 구로구의 한 공원 앞 길가에서 60대 남성 B씨의 얼굴을 발로 여러 차례 폭행한 뒤 주변에 있던 깨진 도로 경계석(연석)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19 신고는 사건 발생 20여 분 뒤에 이뤄졌다. 경찰은 주변 CCTV를 조사하다 A씨가 자리를 뜬 이후 노인이 고통 속에 쓰러져 있는 동안 시민 50여 명이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지나치는 장면을 확인했다. 시민 신고만 빨랐어도 참극은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행인의 119 신고로 공조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B씨는 이미 숨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인을 살해한 40대 남성 A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첫 피해자를 살해하고 도주하던 중 5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리어카를 끌던 80대 노인도 폭행했다. 70∼80대로 추정되는 두 번째 피해자는 직접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두 신고를 거의 동시에 접수한 뒤 인상착의 등을 확인해
경찰은 A 씨를 살인과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또 숨진 노인의 소지품을 훔쳤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A씨에 대한 간이 시약 검사 결과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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