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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bn 화면 캡처] |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시 30분경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불상 앞 불전함을 밀어 넘어뜨려 옆에 있던 사기그릇을 깨뜨린 혐의(재물손괴)로 50대 여성 정모 씨가 붙잡혔다.
108cm 높이의 이 불상은 모습이 수려해 '미남석불(美男石佛)'로도 불린다. 통일신라시대(9세기) 때 만들어져 1913년 서울 남산에 있는 총독 관저에 놓였다가 1939년 총독 관저가 청와대 자리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졌다. 2018년에는 보물 1977호로 지정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관람객들이 불상을 향해 절하는 모습을 보고 불만을 품은 뒤 불전함을 넘어뜨리고 공양을 드리는 데 사용하는 사기그릇을 바닥에 집어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 씨는 "자신이 기독교인이고 왜 돌에 불과한 물건에 대고 절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상 옆 산책로에 배치된 경찰이 현장 난동 장면을 목격하고 정 모씨를 곧바로 제압해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체포될 당시에도 "내가 청와대의 주인"이라고 소리치는 등 난동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를 전면 개방한 지 하루 만에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문화재청은 경내 시설물 관리 인력을 보강하겠다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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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불상이 훼손되진 않은 만큼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입건한 뒤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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