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억척 주인공이 원한 건 단 하나였습니다. 내 집. 9년간 몸이 부서져라 일하지만 결국 백기를 들고 돈을 빌리지요. '남 얘기 같지 않다.'라는 분들 많죠.
2년 전엔 집값, 전셋값이 이슈가 된 국토부 국감장에 난데없이 가수 나훈아 씨가 소환됐습니다.
'장관님, 들어보시고 국민의 마음도 같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2년 새 전셋값은 또 크게 뛰었습니다. 서울 평균 전셋값은 2020년 7월보다 무려 35.4%, 1억 7,648만 원이나 올랐죠. 비슷한 수준의 집을 구하려면 1억 5천만 원 이상이 더 필요해진 겁니다.
오는 7월 말이면 임대차 3법을 시행한 지 2년, 또 값이 오를 때가 되죠. 그간 가격이 억눌렸던 탓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크게 올려 부르니,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들은 애가 탑니다. '공포의 8월'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임대차법을 손본다는 새 정부는 자발적으로 계약기간을 연장하거나 전세금을 적게 올리는 집주인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글쎄요. 이걸로 해결이 될까요.
법을 손질하려면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기에,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만, 하지만 이건 이미 예고된 일이었습니다. 이미 예고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 입장에서 국회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 대선 때, 민주당, 국민의힘 모두 부동산 3법의 문제점을 인정했잖아요.
앞서 본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엔 이런 글귀가 적혔습니다. '열심히 살아도 행복해질 수 없는 세상. 단지, 행복해지고 싶었어요.'
내 집이 간절했던 주인공의 바람이었죠. 열심히 살면 꿈을 이루는 그런 세상까진 아니어도, 적어도 예고된 대란은 막을 수 있는 국회의원이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하는 게 무리한 꿈일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예고된 '전세지옥' 막아주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