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폭행에 코뼈 휘고 머리카락 잘렸는데…학교는 "애들 장난"

학교 측 "폭행이나 괴롭힘 없었다"

한 중학교에서 학생 여러 명이 같은 반 학생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는 등 집단 폭행을 저지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어제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강원도 한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 여러 명이 가위를 들고 같은 반 학생인 A군의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A군의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A군은 SBS 인터뷰에서 "10명 조금 넘었던 것 같다"며 "못 움직이게 엄청 세게 잡았다. 몸부림치니까 팔꿈치로 코를 쳤다”고 말했습니다. A군은 폭행의 여파로 온몸에 멍이 들고 코뼈가 휘었습니다.

A군은 "선생님들도 그때 애들이 몰릴 때 말려주지도 않고 그냥 나가셨다"며 "또 괴롭힐까봐 학교에 가기도 싫고 무섭다"고 토로했습니다.


A군 측은 학기 초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왔지만, 학교 측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군의 부모는 "선생님이 '어머님, 아이들 장난인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거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학교 측은 학교폭력위원회를 진행 중입니다. 다만 "당시 폭행이나 지속적인 괴롭힘은 없었던 걸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조만간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수사 중입니다. 그러나 가해 학생들이 촉법소년에 해당해 실제 처벌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은 형사처분 대신 보호처분을 받기 때문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