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급성 간염 비상…원인 불명 아동 간염 109건 보고

환자 절반 이상 아데노 바이러스 감염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 사진 =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7일(현지시간) 원인 불명의 어린이 급성 간염 9건과 유사 사례 100건을 보고 받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감염으로 5명이 사망했으며, 환자 90% 이상이 입원했고 14%는 간 이식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이 급성 간염 환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뉴욕,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등 미 25개 주와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에서 발생했습니다.

최근 몇 달간 미국은 물론, 영국과 아일랜드, 덴마크, 네덜란드 등에서 감염자 총 200여 명이 확인됐습니다.

최근 보고된 감염 사례를 보면 대변 색이 흐리고 소변 색은 짙으며 메스꺼움과 구토, 발열, 관절통, 황달 등을 동반한다. 기존 간염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환자 절반 이상은 아데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데노 바이러스에는 수십 종이 있으며 이 중 다수가 발열, 인후통, 안구 충혈, 감기 유사 증상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데노 바이러스 감염으로 간까지 손상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원인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CDC 측은 “감염된 어린이 중 상당수, 앨라배마주에선 9명 모두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아데노 바이러스를 접하지 못해 면역력이 저하된 어린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뒤늦게 감염이 이뤄져 간염까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WHO는 조사팀을 꾸려 식중독이나 약물, 금속과 같은 비감염성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국 소아과 전문의 다이르드레 켈리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1918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 이후 어린이 간염 환자가 급증했다는 1924년의 의학 보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어린이 급성 간염 유행이 팬데믹의 후폭풍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미라 찬드 신종 감염 임상 과장은 “6세 이하의 아이에게서 간염의 징후, 특히 눈의 흰자가 노랗게 보이는 황달의 징후가 발견될 경우 바로 의사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라며 “구토와 설사와 같은 증상을 경험하는 아이들은 집에 있어야 하고 증상이 멈춘 후 48시간까지 학교나 보육원으로 돌아가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모들에게 아이들이 철저한 손 씻기를 포함한 정상적 위생 조치를 철저히 따라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