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정쟁 심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은 마음 하나에 다 있다”
“이기심, 배타성 아닌 화합의 정신 필요”
“세계적인 문화강국 불교계가 앞장섰으면”
“초발심... 출발점은 종점과 맞물려 있어”
“문 대통령과 이웃, 다담 할 수 있지 않겠나?”
“부처님 법등, 지구상 모든 어두운 마음 비춰주기를”
■ 프로그램: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시사스페셜)
■ 방송일 : 2022년 5월 8일 (일요일) 오전 10시
■ 진 행 : 정운갑 앵커 (논설실장)
■ 출연자 : 조계종 종정 예하 성파스님
**기사 인용 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정운갑>오늘은 불기 2566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그래서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죠. 조계종 종정 예하, 성파스님을 뵈러 이곳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았습니다. 종정 스님, 안녕하십니까.
성파스님>안녕하십니까.
정운갑>지난 3월 15대 종정 추대 법회가 열렸는데요. 신임 종정을 맡게 됐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우선 그게 궁금합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요, 종정 자리가 부담스러운지 아니면 담담하셨는지요?
성파스님>특별히 부담스러운 것도 없고, 또 그렇다고 해서 맡지 않을 때 하고 똑같다고 볼 수도 없고 그랬죠. 나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보는데 사람들이 뭐 최고 어른이라고 하니까... 나는 최고 어른이 아닌데, 최고의 어른이라고 하나(웃음)? 하는 그런 점이 좀 있더라고요.
정운갑>통도사와 인연이 깊으시잖아요. 주지, 또 방장을 역임하셨고요. 이런저런 우여곡절과 함께 추억이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성파스님>내가 오니까 이제 노스님들께서 이 통도사가 6.25 전쟁 때, 전체 스님들이 다 소개되고, 어느 날 아무런 뭐 예고도 없고, 아무도 아무런 말이 없다가 어느 날 군인들이 들어와서 전부 다 총을 들고, 다 나가라고 하더랍니다. 그래 절을 싹 다 비웠답니다. 다 비우고, 여기 이제 군대 6.25 전쟁 때 야전 병원으로 위에서 했답니다. 그래서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고, 저 건물은 물론 그대로 있었지만, 동산 문화재, 그 군인들이 뭐 하루에 매일 10여 명씩 사망하여 나가고, 매일같이 10여 명 그 사망해 나간 그 시체를 매일 여기서 화장을 했답니다. 그래서 그때 이제 아주 참담하였던 그 경험을 말씀하시더라고요.
정운갑>많은 스승과 제자를 두셨고 수많은 불자들이 따릅니다. 종교계 역시 사람이 움직이는 곳인 만큼 각각 생각이 다르고, 화합하기 어려울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성파스님>그럴 때일수록 이제 화합해야 하는데, 충돌도 있을 수도 있고 한데, 조금 인내랄까, 양보. 한발만 양보하면 그 순간을 넘길 수가 있는데, 그 순간만 넘기면 또 괜찮거든요. 그래서 조금 양보심을 가지는 게 좋다,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운갑>현재 조계종의 가장 큰 숙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종정으로 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건지
성파스님>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새로 이루는 것보다 옛날에 내려왔던 그 문화예술의 전통을 이 시대에 한 번 되살려서, 우리 사찰 내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세계 속의 문화강국을 만들고 이룩하는데, 우리 불교계가 앞장서서 했으면 싶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운갑>종전 추대 법회 때 들려주신 법어가 화제가 됐습니다. 초발심을 강조하셨더라고요.
성파스님>초발심이라는 것이 처음 시작하는 거지만, 그것이 결과하고 맞물려있습니다. 그래서 중생이 바로 부처고, 부처가 중생 속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출발점이 종점하고 맞물려있습니다. 그래서 출발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운갑>성파스님 하면 일과 수행, 삶과 예술을 실천하시는 것으로 유명하신데요. 둘러보니까 앉아있는 바닥 등 이게 다 작품인거죠? 옻으로 된...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일을 많이 해오셨는데요. 특별히 옻이라는 소재에 관심을 가진 배경은 어떤 걸까요?
성파스님>옻이라는것이, 역시 절에서 스님들이 옻을 많이 다루었거든요. 바꿔서 예를 들자면, 내 어릴 때 고향 속담이 있어요. ‘꿈에 스님만 봐도 옻오른다’, 그런 말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역에 옻칠한 양보다 월등하게 절에서 옻을 많이 다뤘구나, 하는 것을 우리가 알 수가 있습니다. 알아보니까 옻 이것이 너무나 방부성도 강하고, 접착성도 강하고, 내구성도 강하고 이래서... 그래서 이제 이것을 갖다가, 옛날에 우리 절에서 그렇게 많이 썼던 것을 지금은 많이 안 하고 있으니까, 이걸 가지고 우리가 복원 차원에서 한번 사용해 보자,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됐죠.
정운갑>지금 저희가 있는 곳곳이, 이게 다 옻으로 된 작품들이죠? 바닥도 그렇고요.
성파스님>네, 그런데 이제 옻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현대적인 재료와... 이건 복합 재료를 많이 쓸 수가 있는 거거든요, 접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 그걸 이용해서, 물론 발우에도 옻칠하고, 나아가서 건물에도 옻칠을 다 하고, 단층도 옻으로 하고, 불화도 옻으로 그리고요. 또 이런 생활용품도 옻으로 하고... 그렇게 하는 중입니다.
=====<브릿지 영상>=====
정운갑>얼마 뒤면 이곳 통도사 근처, 평산마을이죠.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이사를 옵니다. 전에도 인연이 있었고 또다시 이웃이 되는 셈인가요?
성파스님>그렇게 되는 셈이죠.
정운갑>지난번 법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성파스님>그때도, 평소에도 알았고 그랬으니까, 퇴임하고 나면 또 가까이 오니까 한 번씩 만나기도 하고, 다담도 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하죠.
정운갑>퇴임하고 내려오면 어떤 말씀을 전해주고 싶으세요?
성파스님>그건 그때 봐야 알죠(웃음).
정운갑>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통도사를 찾아, 종정 예하를 예방한 바가 있는데요, 새 정부에 어떤 점을 당부하고 싶으신지요?
성파스님>내가 뭐 새 정부의 어떤 걸 당부할 그런 입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새 정부를 향해서 내가 뭐 당부라든지 그런 말은 할 수가 없고요. 바람이라 하면은 여러 가지로 지금 뭐 어려운 시댄데, 이 시대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잘 좀 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바람이고. 좀 정쟁 같은 것이 좀 너무 심화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은 가지고 있죠.
정운갑>평상심을 잃은 탓일까요? 대한민국은 보면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 상대에 대해 적의마저 드러냅니다. 이 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됐고, 또 어떻게 해야 화합과 상생의 사회로 변할까요?
성파스님>그것은 너무 이기주의, 이기심 때문에 거기에 일어나는 거거든요, 너무 이기심이 있어서. 이기심이 강하다 보니... 너무 아집이 좀 심하다, 이렇게 봅니다. 그래서 좀 배타성이 강하다, 이런 걸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배타성이 강한 것이 너무 우리 민족의 그런 정신이 만연해있기 때문에, 그것이 발로가 되어서, 어느 장소나 어떠한 때나 그것이 나온다고, 이렇게 봅니다. 그래서 베타성보다도 화합성이 있는, 그런 정신 문제가 좀 필요하다, 그런 생각을 가집니다.
정운갑>불교에서는 멈춤과 비움을 강조하는데 지난 2년,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어떻게 보면 강제로 이런저런 멈춤을 당했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우리는 어떤 점을 배워야 하고, 또 앞으로 삶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성파스님>이게 멀리 보면, 우리가 자연계처럼 밤이 있을 때도 있고, 낮이 있을 때도 있고. 또 태풍이 불 때도 있고, 바람이 잔잔할 때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어느 시기가 지나면, 인내하게 되면 또 아무리 밤중에라도 새벽이 오듯이 또 괜찮을 때가 분명히 옵니다. 오기 때문에, 그때까지 인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봅니다.
정운갑>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대중들에게 어떤 말씀을 전해주고 싶으세요?
성파스님>대중... 그건 내가 말을 회피할 수가 없네요(웃음). 그런데 우리가 통상, 진리를 깨닫지 못하면 어둡고, 진리를 깨달으면 지혜가 밝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 불교계에서는. 그래서 지혜라는 것은 이제 밝은 것이고 어리석음은 어두운 것인데, 이 어리석음으로부터 해서, 지혜로우면 지혜가 이제 밝아지거든요. 그래서 부처님은 이 사바세계에 어리석음을, 어두움을 밝히는 어리석음을 지혜로 하고, 또 어두움을 밝게 하는 그런 진리를 가르쳐주신 분이에요. 네 그래서 항상 우리는 어두울 때, 밝은 불 놔두는 그런 등불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서, 이 부처님의 법등이 온 누리에 다 고루 비추어서, 온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의 어두운 마음을 잘 비춰주기를 갖다가 간절히 바라는 거죠.
정운갑>제 개인적 궁금증이기도 한데요, 대중들이 평생 살면서 마음속에 새겨야 할 한 마디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성파스님>한마디로 요약하면, 팔만대장경을 부처님께서는 ‘칠처구회(七處九會)’라고 해서, 일곱 번 회수를 아홉 번째 하고, 연수를 49년을 설법했다, 그렇게 되어있는데... 그렇게 많은 설법을 하셔 놓고, 끝에 가서 ‘나는 한마디도 써놓은 게 없다’,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많은 지식을 여러 가지를 통해서 많이 알았다고 하는 것보다, 그것을 하나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마음 하나에 다 있다, 그걸 말하고 싶습니다.
정운갑>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정취 가득한 통도사에서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의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불교가 품고 있는 진리, 화합과 상생의 운율이 우리 모두에게 스며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파스님>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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