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이었던 스탠턴은 '링컨이 대통령이 되는 건 국가적 재난'이라며 독설을 퍼부었었거든요.
하지만 링컨의 판단은 옳았고, 스탠턴은 미국 역사상 손꼽히는 전시 국방장관으로 평가받습니다.
또 링컨이 암살됐을 때, 스탠턴은 눈물을 흘리며 '시대는 변하고 세상은 바뀌지만, 이 사람만은 역사의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죠.
링컨은 이렇듯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야당 의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정적까지 포용해 지금까지도 전 세계 지도자의 표상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보이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죠. 국익이나 대통령의 품격보다, 정파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게 당연한 듯, 할 정도니까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중 하나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고 단 3분 만 통과됐습니다. 그리고 바로 오후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공포됐지요. 국민의힘과 검찰, 그리고 각종 단체들까지 나서 대통령에게 법안을 의결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대통령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또한 윤석열 당선인은 지방선거 후보자와 함께 지역을 돌기도 했습니다. 과거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의 비슷한 행보에 반발햇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보통 '통합의 리더십'이란 말을 내 편 얘기를 들을 때 하지 않습니다. 나와 반대되는 사람, 내 정적의 의견을 받아들일 때 리더십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링컨이 그랬듯 오히려 적을 가까이하고 그에 반발하는 내 편을 설득할 때, 진짜 리더십이 있다고 합니다.
'민주주의는 비판적 토론과 자신의 의견을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생명을 유지합니다. 이해관계의 조정과 상호 존중을 통해 유지됩니다.'
지난해 12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고별 담화입니다. 16년간 장기 집권을 했음에도 지도자의 품격을 유지했던 메르켈은 퇴임 직전까지 지지율이 70%를 넘었죠.
곧 퇴임할 문재인 대통령이나 막중한 임무를 넘겨받을 윤석열 당선인 모두 이런 리더십이 갖고 싶지 않을까요? 국민도 그런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을 원하고 있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링컨과 메르켈 왜 존경받을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