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 날인 2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일 오후 정오께 서울 중구의 한 식당 앞.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온 직장인 A씨는 마스크를 손에 쥔 채 잠시 머뭇거렸다. 답답한 마음에 마스크를 벗고 싶었지만, A씨는 이내 마스크 끈을 귀에 걸었다. 왜인지 모를 어색한 느낌도 들고, 주변의 시선도 느껴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처가 해제된다. 지난 2020년 10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 566일 만이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 첫날이지만, 대다수 시민은 마스크를 그대로 착용한 모습이었다. 정오께 서울 중구 명동역부터 을지로입구역까지 늘어선 인파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는 15명 남짓이었다.
가족과 명동을 찾았다는 30대 직장인 B씨는 "아이들은 답답하지 않다고 좋아하지만, 코로나19에 걸려 아플까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솜사탕과 과자를 먹으려 마스크를 내린 자신의 자녀들을 불안한 눈길로 바라봤다.
점심시간을 맞아 음식점 입구에 줄을 선 시민들도 대체로 기존처럼 방역을 이어가는 분위기였다. 한 인기 식당 앞에는 10m가량 줄이 늘어섰지만, 마스크를 벗은 이는 보이지 않았다. 1m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도 잘 지켜지는 모습이었다.
을지로의 한 골목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C씨는 "매년 환절기 때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는데 마스크를 쓴 이후에는 한 번도 안 걸렸다"며 "오히려 이제는 마스크를 벗을 이유를 딱히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 실외 마스크 제한 해제 첫날인 2일 한 시민이 마스크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다만 공원 내에서는 일부 시민이 마스크를 벗고 걷거나,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스크를 벗은 이들은 해방감이 느껴진다며 실질적인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벗은 채 공원에서 운동하던 60대 D씨는 "호흡기가 좋지 않아 그동안 마스크를 쓰면 너무 숨이 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외에서는) 사람이 근처에 있을 때만 마스크를 쓰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물었다.
자녀들과 석촌호수를 찾았다는 30대 주부 E씨는 "다른 사람들과 좀 떨어져서 우리끼리 앉아있고, 실외이니 마스크를 벗고 있다"며 "바깥 공기를 온전히 느끼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마스크 실외 착용 관련 의무화 규제는 대부분 해제됐지만, 아직 시민들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방심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고위험군 및 의심 증상자는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기침이나 발열, 인후통 등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촉구
방역당국도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과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천장이나 지붕이 있으면서 3면 이상이 벽으로 막힌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한재혁 매경닷컴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