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때 길을 잃고 고아가 됐던 40대 여성이 35년 만에 어머니 품에 안겼습니다.
자기 이름과 생일도 몰라 가족찾기가 막막했는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유전자와 경찰의 끈질긴 노력이 모녀에게 기적을 선물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35년 만에 만난 어머니와 딸이 부둥켜안고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아냅니다.
"미안하다."
1987년 당시 5살이던 박정옥 씨는 가족들과 전주에 있는 친척 집에 갔다가 터미널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 인터뷰 : 박정옥 / (가명) 35년 전 실종
- "난 언니가 있는지도 몰랐어. (몰랐어?) 진짜 몰랐어. (네 동생) 남동생은 기억했어요."
보육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부산에서 가정을 꾸린 박 씨는 지난 2월 남편의 권유로 경찰서를 찾아 자신의 유전자를 등록했습니다.
▶ 인터뷰 : 박정옥 / (가명) 35년 전 실종
- "제가 아프거나 그러면 엄마 얼굴이 (꿈에) 나오는데, 모자이크 처리돼서 얼굴을 모르니까. 아플 때마다 항상 그런 꿈을 꿨어요."
자기 이름과 생일도 모르고 살아왔지만, 경찰의 끈질긴 수사와 유전자 검사 덕분에 2달 만에 극적인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 인터뷰 : 김미현 / 부산 부산진경찰서 실종팀 경장
- "(어머니로 추정되는) 대상자를 556명 정도 찾았습니다. 그분들의 등록기준지나 거주지를 파악해서 추려 나갔고요. 마지막에 남은 한 분을 특정해서…."
국내에서 장기실종아동으로 분류된 사례는 1,200여 건, 최근 5년간 이들 중 230여 명이 유전자 검사로 가족을 되찾았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