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연령 대상자 556명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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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옥(가명, 41세) 씨가 부산진경찰서에서 35년 만에 가족을 만나고 있다. / 사진 = MBN |
"지금까지 잘 살아왔어요. 가정도 꾸렸고, 일도 잘하고 있고요."
35년 만에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난 박정옥 씨(가명, 여성, 41세).
정옥 씨는 5살이던 1987년, 전주시 한 길가에서 발견돼 보육원으로 보내졌습니다.
발견 당시 정옥 씨는 부모님의 이름과 남동생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생년월일과 이름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정옥 씨는 가족을 찾지 못하고, 보육원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정옥 씨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자랐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결혼해 가정까지 꾸렸지만, 정옥 씨의 마음 한편에는 잃어버린 가족의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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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옥(가명, 41세) 씨가 부산진경찰서에서 35년 만에 가족을 만나고 있다. / 사진 = MBN |
정옥 씨는 오랜 고민 끝에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결심하고, 부산진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사연을 들은 경찰은 정옥 씨를 '리-멤버'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리-멤버' 프로젝트는 장기실종아동 사건을 기억해 재검토하고, 다시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경찰의 자체 시책입니다.
부산진경찰서 실종팀은 각종 자료를 검토해 정옥 씨로 추정되는 비슷한 연령의 대상자를 556명을 찾아냈습니다.
경찰은 정옥 씨의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그중에서 6명을 추려냈고, 탐문 끝에 정옥 씨의 가족을 발견했습니다.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 경찰은 정옥 씨 가족으로 추정되는 모친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해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정옥 씨의 어머니는 "먹고 실기도 힘들었고, 사람을 찾기도 어려운 시기였다"며 "형제들이 정옥이를 찾아다녔던 기억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옥 씨의 언니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부산진경찰서 김동희 경장은 "데이터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추적 기법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청은 2008년부터 모든 실종 사건을 데이터화해 실종
최근 도입된 실종 수사기법으로 유전자 검사를 활용할 수 있는데,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각자 검사결과보관기한 내에 실종 신고를 해야 일치 여부가 나오는 한계도 있어 수사관의 상상력과 노력이 여전히 실종자 발견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안진우 기자/tgar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