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다음날 '경영상 이유' 해고…법원 "부당해고"

채용 다음날 직원을 권고사직 형태로 그만두게 한 기업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A사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지난 3월31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녹취파일에 따르면 사내이사 C씨는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하는 것이냐'는 해고 직원 B씨의 질문에 '경영상의 이유가 맞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며 "A사와 B씨가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한 것이 아니라 B씨가 A사의 일방적인 해고 의사를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B씨가 사직이나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A사가 일방적인 해고를 했다고 본 것이다. 종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을 두고 근로자는 해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사직 의사 표시 또는 상호 간 합의해지를 주장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관계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법원은 해고의 효력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나 해고시기를 통지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근로기준법이 정한 서면통지를 위반해 효력이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