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지계막여수곡, 십년지계막여수목, 종신지계막여수인'
'1년의 계책으로는 곡식을 심는 것만한 게 없고, 10년 계책은 나무 심기만 한 게 없으며, 평생을 위한 계책에는 사람을 가르치는 일 만한 게 없다.'라는 말이죠.
그래서 우린 '종신' 자리에 '백 년'을 넣어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회 지성을 대표하던 인물들은 교육 정책의 지속성을 강조해 왔죠.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을 보면 '국가 백년대계'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10년은 고사하고 몇 년도 못 가는 교육 정책이 허다하니까요. 또 정권의 이념과 정치 지향성에 따라 오락가락하기 일쑵니다.
최근 인수위는 자사고와 외고를 존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앞서 2019년,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자사고와 외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는 형태로 폐지하겠다.'라고 했었죠.
존치와 폐지 중 뭐가 맞냐는 논쟁을 접어두면 둘 다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합의 없이 폐지를 밀어붙였고, 윤석열 정부 인수위는 공론화 과정 등 충분한 검토 없이 교육정책을 바꾸려 하니까요.
교육 정책이 혼선을 거듭하는 건, 교육 목표에 대한 철학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교육 철학이 없으니, 학생들은 '입시 경쟁, 스펙 경쟁'에 매몰돼 버리게 되죠.
철학자 칼릴 지브란은 '교육은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게 아니라, 씨앗이 자라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계 주요국 학교 교육의 목표도 인간의 잠재적 능력을 끄집어내 기르는 데 있습니다. 획일이 아닌 다양한, 같은 꿈이 아닌 백만 개의 꿈이 살아있는 교실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새 정부는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육 목표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백년대계를 위해 서두르지 말고, 충분한 논의 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길 기대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교육정책 엎치락뒤치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