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예 의혹이 또 불거졌습니다.
전북 익산의 소 축사에서 지적장애인이 30년간 일을 했는데, 임금은 명절에 두 번 25만원 씩 받은 게 전부였습니다.
축사 주인은 이 장애인 앞으로 나오는 수당과 연금까지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전북 익산의 한 소 축사입니다.
중증 지적장애를 가진 40대 홍 모 씨가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 한 건 1992년.
새벽 4시에 일어나 축사를 관리하는 건 물론, 주인의 논과 밭일까지 도왔습니다.
▶ 인터뷰 : 홍 모 씨 / 피해자
- "많이 힘들었어요. 저녁때 녹초가 돼 가지고, 거의 반실신 상태가 돼 가지고…."
평소 홍 씨가 생활해왔던 컨테이너 숙소는 관리가 되지 않아 늘 지저분한 상태였습니다.
힘겹게 30년간 일했지만, 홍 씨 통장에 남은 돈은 고작 9만 2천 원.
월급은 아예 없었고 설과 추석 때 25만 원씩, 1년에 두 번 받은 게 전부였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홍 씨가 노동 착취를 당한 사실은 최근 홍 씨 가족이 축사를 찾았다가 알게 됐습니다."
홍 씨의 가족은 축사 주인이 홍 씨의 통장에도 손을 댔다고 주장합니다.
장애 수당과 생계주거비 등으로 매달 많게는 18만 원 정도 들어왔는데 축사 주인이 썼다는 겁니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홍 씨의 돈을 사실상 뺏어 쓴 금액만 9천만 원이고, 안 준 월급은 최저임금으로 계산해도 4억 원이 넘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동생
- "의심스러워서 (은행에) 갔는데 최근까지도 현금을 찾아서 쓰고 9만 2천 원만 남아있다고 하는 거예요."
축사 추인은 나중에 소도 몇 마리 주고 장가도 보낼 생각이었다며 착취가 아니라고 강변했습니다.
▶ 인터뷰(☎) : 축사 주인
- "왜 월급을 안 줬겠어요…. 무슨 착취를 해요. 돈을 다 줘야지."
홍 씨의 가족은 농장 주인을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임금 체불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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