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개월 딸 때려 머리뼈 골절상 입힌 친부 구속

골절과 뇌출혈 증상…의사가 경찰에 신고
"침대에서 혼자 떨어졌다" 발뺌…디지털 포렌식으로 '덜미'

↑ 인천경찰청 / 사진=연합뉴스

생후 1개월 딸을 폭행해 두개골 골절상을 입힌 친부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40대 아버지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같은 혐의로 신청한 베트남 국적의 30대 어머니 B씨의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김현덕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B씨에 대해서는 "범죄 사실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진행 상황 등 제반 사정에 비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A씨와 B씨는 최근 인천 자택에서 생후 1개월 된 딸 C양을 폭행해 중상을 입히고 얼굴에 분유를 부은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5일 오후 C양을 데리고 인근 종합병원을 찾았으며, 아이의 상태를 보고 학대를 의심한 의사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당시 C양은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 등이 수 차례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자 최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을 검거했습니다.

A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울어서 때린 적이 있다"면서도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증상에 대해서는 "딸이 침대에 혼자 있다가 떨어졌다"며 일부 혐의만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내인 B씨는 모든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B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이들이 C양을 때리는 정황이 담긴 영상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C양이 보인 증상이 반복된 폭행으로 인해 나타난 것일 수 있다는 자문이 있어 구체적인 범행 시점과 경위 등에 대해 계속 조사 중"이라며 "C양은 부모와 분리해 보호시설에 인계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