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가 학생식당 밥값 인상을 단행한 데 대해 학생들과 학내 노동조합들이 뭉쳐 학교측에 학생 단체급식의 품질 개선을 요구했다.
27일 서울대 학생들과 학내 노동조합 등 18개 단체로 구성된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학교 본부와 생활협동조합 사무처에 학식 품질 개선을 위한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 단체는 "코로나19 시기 동안 사실상 메뉴 명칭만 바뀌는 방식으로 실질 식비가 올라왔기에 체감되는 인상은 1000원보다 훨씬 높다"며 "가격은 높아지는 데 반해 식사 질은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물가가 높아지고 있다 하더라도 학식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구성원들에게 필수적인 복지"라며 "기본적 후생 복지의 가격 상승과 질 하락은 학생들의 생활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협 재정이 어려워졌다고 하더라도 대학은 그러한 비용 부담을 대학 구성원에게 전가하지 않고 기본적 복지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며 "부총장이 생협 이사장을 당연직으로 맡는 등 생협에 대한 대학본부의 정책적 영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값싸고 좋은 밥을 먹을 학생들의 권리에 대해 총장이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이 단체는 ▲ 식사 질 개선과 저가 메뉴 확충 ▲ 세트 메뉴에 대한 대학의 가격 보조 ▲ 임대료 영구 전액 면제 등 대학의 생협 재정 지원 확대 ▲ 인력 충원을 통한 식당 운영 개선 ▲ 생협 학생 식당의 대학 직영화 등 5개 사항을 오세정 총장에게 요구했다.
아울러 요구안을 담은 리플릿을 배포하는 등 학내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앞서 서울대 생협은 이달 1일부터 학생 식당 식대를 기존 3000∼6000원에서 4000∼7000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학생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지난 20일 한 학생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서울대 학식 사진을 올리면서 "이게 할인받아 7000원"이라며 "장사 접어라"라고 비판했다.
그는 "임대료 싸, 수요예측 쉬워, 퀄리티 낮아도 돼, 야간·주말 안 해, 인테리어 홍보 아예 신경 안 써. 그래도 적자면
작성자가 올린 사진에는 밥과 된장국, 김치, 해물파전, 보쌈 등이 조금씩 있었다. 이 사진은 기숙사에서 제공한 학식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대 본부는 1000∼5000원 수준의 중간 가격대 메뉴를 제공하기 위해 밀키트, 도시락 자판기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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